시집『우리들의 말』1977

<시> 경칩

洪 海 里 2010. 3. 6. 06:02

 

경칩驚蟄
 
     洪 海 里 
   
하늘 화사하니 겨울을 벗고 나면
산이 웃기 시작한다
입이 떨어지고
슬슬슬 안면을 실룩이다
파안대소破顔!
겨우내 입덧을 하던 숙근초
발가벗은 맨살로
산색을 무겁게 한다
하늘빛을 모아서
아지랑인 타오르고
아침 식탁엔 푸른 하늘이 내려
바람은 바다의 옆구리
파란 비늘을 달고 달려오고 있다.


             - 시집『우리들의 말』(1977)

 

* 3월 6일, 경칩! 이때가 되면 草木의 싹이 돋고 冬眠하던 동물이 깨어 꿈틀대기 시작한다는데 나도 잠을 깨 싹을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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