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동짓달 열사흘 달 - 치매행致梅行 · 103

洪 海 里 2014. 4. 29. 08:37

 

동짓달 열사흘 달

- 치매행致梅行 · 103

 

 海 里

 

 

 

도봉도서관 우이시낭송회를 마친

동짓달 열사흘 저녁

우이동 솔밭공원

앞가슴 풀어헤친 푸른 바다

어스레한 서녘으로 가고 있는 한 여자

쑥 내밀고 있는 쓸쓸한 배

무엇을 싣고 있는지 

하늘이 기우뚱 

중심을 잡고 있는 우주가  흔들

곧 적막에 닿을 시간

어쩌자고 어쩌자고

찬 길을 혼자서 가고 있는

얼굴이 기운 한 여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