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香 詩香』(미간)

<시> 춘백春栢

洪 海 里 2011. 4. 24. 04:30

 

춘백春栢 

 

洪 海 里

 

 

사월이면 이미 봄도 한창인데

아무래도 나는 너에게 닿을 수 없다

아침 댓바람에 기척도 없이

미끈, 살별이 지듯 떠나야 한다

뒤돌아본들 어찌 잡을 수 있겠는가

한세상 붉은 것이 나뿐이랴만

너에게 주는 내 마음 한 자락

절대 향을 내뿜지 않는 뜻은

한겨울 숨 죽이고 참았던 눈물이라서

그저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라서

날선 작두 타는 박수처럼, 나는

저린 가슴 절절하다 툭 지고 마느니

내게서 별을 따려고 하지 마라

꽃은 이미 네 몸속에 다 뿌려졌으니

늦잡죄는 빈약한 봄날 아깝다 말고

부질없다 하염없다 울 일이 아니라

내게 잠깐 눈 던졌다고만 생각하라.

 

 

 

 

* 늦잡죄다 : 느지막이 다잡거나 독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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