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詩는 안녕하십니까?
홍해리
매미가 버마재비 속으로 들어가고
참새가 황조롱이 속에 들어가 산다
사자가 가젤 속으로 들어가고
악어가 얼룩말 속에 들어가 죽는다
요즘 시가 병이 나도 단단히 났다
말도 못하고 듣도 보도 못한다
씹도 못할 단단한 뼈다귀를
입술에 침 바르고 맛보라 한다
뿌리가 없는, 줄기도 잎도 없는 나무
가지도 오지도 않은 곳에 핀 곳
텅 빈 언어의 진수성찬 앞에 앉아 있는
눈썹 없는 미녀 허발하고 있다
시가 죽어야 시가 탄생한다
요즘 시들은 죽을 줄을 모른다
시인들은 병명을 몰라
어처구니없이 우두커니 서 있다.
출처 : 시 읽는 마을
글쓴이 : 루피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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