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황금감옥

洪 海 里 2013. 7. 1. 03:32

 

 

황금감옥金監獄

 

洪 海 里



나른한 봄날
코피 터진다

꺽정이 같은 놈
황금감옥에 갇혀 있다
금빛 도포를 입고
벙어리뻐꾸기 울듯, 후훗후훗

호박벌 파락파락 날개를 친다

꺽정이란 놈이 이 집 저 집 휘젓고 다녀야
풍년 든다
언제

눈감아도 환하고
신명나게 춤추던 세상 한 번 있었던가


호박꽃도 꽃이냐고
못생긴 여자라 욕하지 마라
티끌세상 무슨 한이 있다고
시집 못 간 처녀들
배꼽 물러 떨어지고 말면 어쩌라고


시비/柴扉 걸지 마라
꺽정이가 날아야
호박 같은 세상 둥글둥글 굴러간다

황금감옥은 네 속에 있다.

                                             - 시집『황금감옥』(2008, 우리글)

 

 

* 호박꽃 : http://blog.daum.net/h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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