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감옥黃金監獄
洪 海 里
나른한 봄날
코피 터진다
꺽정이 같은 놈
황금감옥에 갇혀 있다
금빛 도포를 입고
벙어리뻐꾸기 울듯, 후훗후훗
호박벌 파락파락 날개를 친다
꺽정이란 놈이 이 집 저 집 휘젓고 다녀야
풍년 든다
언제
눈감아도 환하고
신명나게 춤추던 세상 한 번 있었던가
호박꽃도 꽃이냐고
못생긴 여자라 욕하지 마라
티끌세상 무슨 한이 있다고
시집 못 간 처녀들
배꼽 물러 떨어지고 말면 어쩌라고
시비/柴扉 걸지 마라
꺽정이가 날아야
호박 같은 세상 둥글둥글 굴러간다
황금감옥은 네 속에 있다.
- 시집『황금감옥』(2008, 우리글)
* 호박꽃 : http://blog.daum.net/hib17에서 옮김.
'시화 및 영상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입추立秋 (0) | 2013.08.07 |
---|---|
한운야학 은산난정閒雲野鶴隱山蘭丁의 부채 (0) | 2013.08.03 |
<시> 금난초와 은난초 (0) | 2013.06.30 |
<시> 풍란風蘭 (0) | 2013.06.28 |
<시> 찔레꽃 시편 (0) | 2013.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