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자식들에게 - 치매행致梅行 · 218

洪 海 里 2017. 3. 3. 05:28

자식들에게

- 치매행致梅行 · 218


洪 海 里

 



어느 날

둘이서 나란히 누워 있다고

놀라지 말 일이다


세상이 다 그렇고

세월이 그런 걸 어쩌겠느냐


말이 없다고

놀라지 마라

이미 말이 필요 없는 행성에서


할 말 다 하고 살았으니

말이 없는 게 당연한 일


천지가 경련을 해도

그리워하지 마라

울지 말거라


유채꽃 산수유꽃 피면

봄은 이미 나와 함께 와 있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