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세탁하면서 - 치매행致梅行 · 243

洪 海 里 2017. 6. 17. 11:21

세탁하면서

- 치매행致梅行 · 243


洪 海 里





어제는 세탁기를 세 번 돌리고

오늘은 다섯 번을 틀었습니다


빨랫감 무게에 허리가 휜 빨랫줄이 휘휘거리고

빨랫말미에 마르지 못한 빨래들 빈티가 납니다


그리도 내게 때가 많이 끼었나 봅니다

이제 날 세탁기에 넣어야 하겠습니다


아니, 빨랫돌 위에 놓고

빨랫방망이로 자근자근 내리쳐야 되겠습니다


아내가 병들고 나서 배운 세탁하는 일

돈 세탁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