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화사기花史記』1975

<詩> 갯벌

洪 海 里 2005. 10. 28. 10:26

 

 

 

갯벌

 

 洪 海 里

 

 

노을이 타는
바닷속으로

소를 몰고
줄 지어 들어가는

저녁녘의
女人들

노을빛이 살에 오른
바닷여인들.

 

- 시집『花史記』(1975, 시문학사)


* 이 시는 1964년 대학을 졸업하고 인천에 가 1년 머물고 있었을 때

쓴 글로 활자화된 내 최초의 작품임. 


 

  * 홍해리 시인은 충북 청원에서 출생했다. 고려대학교 영문과를 나왔다. 1969년『投網圖』로 등단했다. 그는 지금 우리詩진흥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해리 시인은 난초에 일가견을 갖고 있는 시인이다. 난초는 동양란과 서양란으로 나눈다. <삼국유사>에 난의 잎을 넣어 빚은 술 이야기가 나온다. 蘭을 키우는 마음이 곧 시에 이르는 길이 아닌가 여겨진다. 홍해리 시인을 만난 지도 오래 되었다. 그의 근엄한 수염이 보고 싶다.

 

「갯벌」이란 시, 우리나라 서해안에는 세계 3대의 갯벌이 있는 곳이다. 갯벌은 철새들이 먹고 살 식품 창고이다. 그래서 철새도래지가 되었다. 가난한 어부의 여인들도 이 갯벌에서 식품을 구한다. 노을이 타는 저녁에는 그 여인들이 마치 소를 몰고 다니듯이 깔판을 밀며 질긴 삶을 이어가는 곳, 갯벌이야 말로 기름진 옥토 아닌가. 이런 갯벌이 개발에 의해 점점 사라져간다. 갯벌 여인들의 삶은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결코 묻히지 않으리라. 억센 여인들의 바다여.

- 정일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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