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11

CEO들과 詩

노정남│대신증권 고문 경영할 때 시를 알았더라면…지난 6년여 동안 대신증권 대표를 맡았던 노정남 고문은 CEO 자리를 떠난 후 시와 열애에 빠졌다. 그는 1977년 한일은행에서 금융인으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1987년 대신증권 국제영업부로 옮긴 후 25년여 간 대신증권에 몸담으며 전문 금융 CEO 반열에 올랐다.1998년 외환위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안정적으로 넘기며 성장을 이끌었다. ‘금융주치의 서비스’ ‘빌리브 서비스’ 사업은 고객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노고문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금융가에서 35년 넘게 뛰어온 노 고문은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은퇴 후 그는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해보자고 결심했다. 대표직을 내던지고 바로 시와 사진, 드럼을 배우며 인생 2막을 열었다. 시간..

산책 1 · 2

산책 洪 海 里   산책은 산 책이다돈을 주고 산 책이 아니라살아 있는 책이다발이 읽고눈으로 듣고귀로 봐도 책하지 않는 책책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도산책을 하며 산 책을 펼친다느릿느릿,사색으로 가는 깊은 길을 따라자연경自然經을 읽는다한 발 한 발.                    - 시집『독종』(2012, 북인)   산책  洪 海 里  한발 한발 걸어가면발로 읽는 책 가슴속에 비단길 펼치고눈으로 듣는 책 마음속에 꽃길을 여니줄 줄만 아는 산 책에 줄을 대고한없이 풀어 주는 고요를 돌아보라줄글도 좋고 귀글이면 또 어떤가싸목싸목 내리는 안개, 그리고 는개온몸이 촉촉이 젖어 천천히 걸어가면산 책 속에 묻히리니, 입으로 듣고 귀로 말하라인생은 짧고 산책은 길다.

(사)우리詩진흥회

한국지역진흥재단- 서울 서초구 고무래로 10-6. 전화 : 3496-2100지역의 자원 중, 미래산업화(지역 경제활성화, 수출산업화, 지역의 특화발전에 크게 기여할 가능성)에 크게 기여할 자원발굴을 목표로 실시한 행정안전부 향토자원 조사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향토자원 현황* 자원명 : (사)우리詩진흥회* 소재지 주소 : 서울특별시 강북구 삼양로 159길 64-9(우이동 124-17).분류자연 > 문화예술인향토자원 소개산타클로스를 연상케 하는 하얀 턱수염을 가진 (사)우리시진흥회(이하 우리시회) 이사장 시인 홍해리님을 만났다. 이 분은 1969년 시집 '투망도'로 등단하였고, 시집으로는 '화사기', '무교동', '홍해리 시선', '대추꽃 초록빛', '청별', '은자의 북', '난초밭 일궈 놓고', '투명..

싸리꽃

싸리꽃 洪 海 里 혼자서 꽃다발을온몸으로 받쳐들고길가에 서서몸 굽혀 절하듯한들거리고 있는싸리나무꽃홍자색 그리움으로하늘까지 쓸고 있네싸리비,꽃싸리비 되어.홍해리 시인의 싸리꽃이라는 시랍니다싸리꽃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한 멋진 시로감탄 ~ 또 감탄이네요네 ~ 맞아요콩과의 낙엽관목으로 "싸리꽃" 아니 ~"싸리나무꽃" 이라고 해야 하나요잎겨드랑이에서 홍자색 꽃송이가 꽃다발처럼몽글 몽글 피어서 자태를 뽐내는구랴민초들의 애환과 정서가 깃들어 있는 이 친구는키가 큰 "참싸리" 땅에 바싹붙은 "땅비싸리" 등20여 종이 어디서나 흔히 보이죠그래요 ~민초의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어 친근한삼태기, 소쿠리, 발대 등 농기구에 ~싸리비를 만들어 마당 쓸고 ~고기발 만들어 천렵하고 ~울타리와 사립문도 만들고 ~무었보다 아이들이 무..

봄날은 간다 - - 치매행致梅行 · 57

봄날은 간다- 치매행致梅行 · 57  洪 海 里사랑이란 찰나의 찬란한 착각일 뿐치사하고 유치한 당의정처럼 달기만 해서때로는 속는 것도 달콤합니다속이고 속아주는 은밀한 재미한 번쯤 그 병에 걸리고 싶어눈멀고 귀먹어 안달도 합니다물불을 가리지 못하고밤낮 눈에 밟히는 허망의 그림자에발목을 잡히는 나날손톱여물 써는 밤이면창밖엔 흰 눈이 내리고바람은 꿈을 싣고 천리를 갔습니다눈 감으면 만리 밖그리움도 가슴속에 금빛으로 반짝이지만온몸에 열꽃이 피어가시거리 제로 상태잠들면 식은땀이 강물로 흐르고시정주의보가 내린 거리를무작정 달려가는 무모의 질주별은 희망처럼 멀리 있어 빛이 나지만사랑은 희미한 그림자일 뿐이라며나의 봄날은 자늑자늑 흘러갑니다.  * 이 시를 읽으며 장사익씨가 부르는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를 흥얼거려본..

자벌레 <감상> 나병춘(시인)

자벌레   홍 해 리 몸으로 산을 만들었다허물고,다시 쌓았다무너뜨린다.그것이 온몸으로 세상을 재는한평생의 길,山은 몸속에 있는무등無等의 산이다.   한 마리 자벌레를 본다.저 자그마한 몸뚱어리로푸른 산을 만들고바다를 만들고 벌판을 만든다.몸 자체가 길이고 강이고 시간이다.구부리면 산이 되고쫙 펴면 길게 뻗쳐 지평선이 된다.작은 몸 속에 도사린 우주를새로이 발견한 시인의 눈,끊임없이 쌓았다 무너뜨리는시詩의 산을'자벌레'로 은유했으리라.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저 꾸물꾸물한 움직임은그 얼마나 순정하고 맑고 눈물겨운가?無等의 산속 오솔길은또 얼마나 그윽하고 향기로운 것인가?그 어딘가 숨어있는 옹달샘은또 얼마나 새콤달콤할 것인가?몰래,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푸른 잎사귀 속에서꼼지락거리며 쬐끄만 자벌레들은자신의 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