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동해 불쑥, 동해 洪 海 里 불쑥, 동쪽 바다를 만나러 갔다시의 나라[詩國] 사람들을 봤다한 사람은 설악이고한 사람은 동해였다. * 동해 밤바다를 배경으로 좌로부터 방순미, 홍해리, 한상호 시인.(2024. 6. 26.)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4.06.29
고요 앞에 앉아 고요 앞에 앉아 洪 海 里 헛되이 보내버린 백년 세월도남은 것은 단 한 줌의 재, 산야에 묻히거나강물이나 바다에 뿌려지리니, 바람에 날리다가 흩어지든가물결에 밀리다가 사라지고 말, 백년도 천년도 그것뿐인데한잔술 앞에 하고 평생을 잦네.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4.06.21
낯선 축복 낯선 축복 홍 해 리 늙은 밥 두어 술낡은 찬 몇 가지 삼시 세 끼는커녕한 끼도 귀찮은 나이 늙정이의 오래된 세월 속헐고 삭아버린 하루 풋고추 오이 꽃다지반려주伴侶酒 한 잔! * 언제였는지 기억도 없는 '우이동 사인방'의 채희문 시인이 빠진 사진.(좌로부터 이생진, 임보, 홍해리, 시수헌에서 촬영)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4.06.15
참새가 오셨다 참새가 오셨다 洪 海 里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논두렁에 서서"휘이, 훠어이!" 새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 보기 힘들다는 참새아침 저녁 떼로 몰려와철사 울타리에 앉아 짹짹거린다 "쩝, 쩝, 쩝쩝!"대면서배고프다 밥 달라는 듯"첩, 첩, 첩, 첩!" 첩까지 데려왔는지재촉이 심하다 포롱포롱 날아내려마당에 뿌려준 알갱이를 쪼아 대다못 미더운 듯 포록포록 날아올랐다이내 돌아와 진수성찬을 즐긴다. * 참새 : 홍철희 작가 촬영.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4.06.15
귀에 지진이 났다 귀에 지진이 났다 洪 海 里 대낮인데도,세상이 환한데도귀가 어둡네 감감하고 깜깜해서그대 내게 닿지 못하네 내가 내게 말을 하고내가 내 말을 들어도내가 나와 천리만리이니 그대 어찌 내게 올 수 있으랴한밤에도 귀가 환한 날이면세상에, 세상에나 내게 올 수 있을지!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4.06.13
고독사 고독사 洪 海 里 나이 팔십은 귀신이 보인다 하지죽어 있는 자신이 보이는 나이울지 말자 울지 말자 울어 눈물이 보석이 된다 한들어디 쓸데가 있겠느냐아무 소용없다 내 발등의 불도 끄지 못하고쓰러져 일어나지 못해도내가 아닌 나는 되지 말아야지 오늘도석 달 만에 발견된외롭고 쓸쓸한 주검이 전파 꽃상여를 탔다.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4.06.10
고독한 밥 고독한 밥 洪 海 里 하늘이 주고땅이 주고 아들이 주지 않는다딸이 주지도 않는다 고맙다 땅아그리고 하늘아 오늘도 샘을 마시고나는 하늘을 마시고.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4.06.09
하나 하나 洪 海 里 하나는 처음이요 시작이며끝인 전부라서 하나는 가장 크고 완벽하며하나는 하나일 뿐이라서 너 하나 오고천이 떠나가도 그래도,나는네가 좋다.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4.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