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403

11월을 노래함 - 낙엽

11월을 노래함 洪 海 里울며불며 매달리지 마라의초롭던 잎의 한때는 꿈이었느니때가 되면 저마다 제 갈 길로 가는 법애걸하고 복걸해도 소용없는 일차라리 작별인사를 눈으로 하면하늘에는 기러기 떼로떼로 날고 있다한겨울에 꼿꼿이 서 있기 위해, 나무는봄부터 푸르도록 길어올리던 물소리자질자질 잦아들고 있다몸도 마음도 다 말라버려서비상 먹은 듯, 비상을 먹은 듯젖은 몸의 호시절은 가고 말았다무진무진살아 보겠다고 늦바람 피우지 마라지빈하면 어떻고 무의하면 어떠랴어차피 세상은 거대한 감옥너나 나나 의지도 가지도 없는허공의 사고무친 아니겠느냐축제는 언제나 텅 빈 마당파장의 적막이 그립지 않느냐죽은 새에게는 하늘과 땅의 경계가 없듯모든 것이 멀리 보이고나도 이제 멀리 와 있다세상의 반반한 것들도 어차피 반반.  * 홍해리..

명절 음식

명절 음식 洪 海 里  설이라고, 추석이라고몰려왔다 다들 돌아간텅 빈 집남은 음식만 집을 지키고 있다 떡국은 설날 함께 먹고송편은 추석에 나눠 먹어야 제 맛이지맛있는 음식도 제때가 있고제자리에 놓여야 제 격 아닌가 아들 며느리 손주들시끌벅적, 다 가고 난 후때 지난 음식을 꺼내놓고남은 자의 슬픔처럼 혼자 먹는 밥홀로 드는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