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426

한세상 한세월

한세상 한세월洪 海 里  눈을 감으면환한 대낮도 깜깜한 한밤인데어찌 하늘에 별이 뜨지 않겠는가한날한시 한껍에 다 끝난다 해도살날이 붙어 있는데어찌 죽은 날처럼떨어져 있을 수 있겠는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아무것도 아닐 수 있겠는가어화를 밝힌들물고기들이 떼로 모여 어화둥둥 어허둥둥 어둥둥 할 것인가살날을 잘 살 것이면죽을 날은 잊고서 사시게나.

완정完精

완정完精 洪 海 里  살아 있는 악기도 세월은 어쩔 수 없다완벽한 것이 어디 있는가영원이란 게 있기는 한가봄 여름 가을의 꿈이 다 말라붙은 후한겨울에 드디어 나무는 완정完精을 이룬다. 세상과 세월이 나무의 속을 둥글게 채웠으니잎이 다 졌다고 그냥 간 것이 아니다텅 빈 나무 한 그루 죽은 듯 운다, 완정이다들리지 않는 소리 흰 구름 따라유유자적 바람의 세월을 가고 있다.  * 또 한 해가 왔다.뱀띠인 내가 일곱 번째 맞는 띠해인 것인다!푸른 뱀의 해!사람의 한평생이 참으로 벌것 아니다.한 해가 네 계절, 열두 달, 삼백예순다섯 날로 끝나지 않는가!이제부터 나는 '나무띠'로 살고 싶다.띠 가운데 나무띠는 없으니 나 혼자 사용하기로 하자.나무 중에 참나무가 나는 무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