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女子 15 참꽃女子 15 洪海里 산등성이 지는 해, 네 앞에선 어찌 절망도 이리 환한지 사미니 한 년 山門에 낯 붉히고 서 있네. (시집『봄, 벼락치다』2006) 시집『봄, 벼락치다』2006 2006.04.29
그리운 봄날 그리운 봄날 洪 海 里 달빛 건듯 비치는 산그늘 같은 적막강산 혼자서 놀다 가는 것뿐 아득한 것이 어찌 너뿐이겠느냐 바람에 슬려가고 파도에 씻기는, 그리움과 기다림도 그런 것이지 꽃물 든 한세월도 첫눈 같은 것 손톱달 쓸쓸하다 울고 갈거냐 눈썹 끝 삼박이는 한 순간인 걸. - 시집.. 시집『봄, 벼락치다』2006 2006.04.29
목련꽃, 지다 목련꽃, 지다 洪海里 목련아파트 101동 1001호 창 밖만 바라보던 눈먼 소녀 목련꽃 하얗게 피었다 이울던 저녁 달빛을 타고 뛰어내렸습니다 면사포를 쓰고 결혼식을 기다리던 신부 소리 소문 없이 져 버렸습니다 하염없는 봄날은 자꾸 저물고 길 위에서 꿈꾸기 위하여 무작정 뛰어내렸다고.. 시집『봄, 벼락치다』2006 2006.04.29
산불 산불 洪 海 里 봄바람에 마른 산 푸나무들이 몸을 서로 비벼대다 불이 났나 봐, 잠 못 자고 밤새도록 물을 뿌리다 아침에 보니 더욱 활활 타오르네. (시집『봄, 벼락치다』2006) 시집『봄, 벼락치다』2006 2006.04.29
필삭筆削 필삭筆削 洪 海 里 철새는 천리 먼 길 멀다 않고 날아간다 길 없는 길이 길이라 믿고 필사적必死的이다. 더 쓸 것 쓰고 지울 것 지우며 막무가내 날아가는 시인의 길, 멀다! - 시집『봄, 벼락치다』(우리글, 2006) 시집『봄, 벼락치다』2006 2006.04.27
<시> 봄, 벼락치다 / 洪海里 봄, 벼락치다 / 洪海里 천길 낭떠러지다, 봄은. 어디 불이라도 났는지 흔들리는 산자락마다 연분홍 파르티잔들 역병이 창궐하듯 여북했으면 저리들일까. 나무들은 소신공양을 하고 바위마다 향 피워 예불 드리는데 겨우내 다독였던 몸뚱어리 문 열고 나오는게 춘향이 여부없다 아련한 봄.. 시집『봄, 벼락치다』2006 2006.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