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시인들> 제6집「牛耳洞 · 6」
<合作詩>
우이동 솔밭
牛耳洞 산자락 普光寺 머리
백년 묵은 곧은 솔 떼로들 서서
오손도손 등 부비며 밤을 새는데
지나가던 그믐달 엿듣고 섰다
소귀천〔牛耳泉〕에 빠져서 다 녹아나네.
녹아나느니 어찌 달 뿐인가
거기 어둠도 녹고 시간도 녹아
밤이 되면 그러그러 울고 있더이
골 패인 사이사이 정적을 뉘어 놓고
별조차 떼로 떼로 머리 풀고 울더이.
소나무는 독야청청하겠다 하지만
사람이 그걸 말린다 송충이가 그걸 말린다
낮에는 하늘이 그걸 말리고
밤에는 땅이 그걸 말린다
독야청청해서 뭘하느냐고 모두들 그걸 말린다.
그러나 그대들은
우이동을 지키는 너그러운 어버이들
삶에 지친 보통 자식들 찾아올 때마다
산골짝 솔바람까지 함께 불러
아픈 마음 갈피갈피 부드러운 손길로
솔솔 속속들이 손질해 주네.
하늘의 맑은 가락 거르고 걸러
사람들의 때 낀 귀 씻어 주는 너
이제 이름만 남아 이명으로 울 것인가
헛된 꿈에 빠진 멍청한 인간들을
솔밭이여, 그대의 큰 손으로 쓸어다오
이 잔인한 자들의 영혼을 쓸어다오.
*우이동은 마음의 고향이다.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만남의 숲
이다. 서로 떨어져 사는 사람들이 1년에 한 번 면민회, 군민회, 아
니면 동창회로 옛모습을 되새겨보는 곳이 솔밭이다. 그런데 이 솔
밭의 수만 그루의 백년솔을 베어내고 아파트를 짓는다는 소문이
우리를 경악케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합작시의 주제를 「솔밭」으로 정하고 임보·신
갑선·이생진·채희문·홍해리의 순서로 엮어 보았다. 부디, 솔밭이여!
영원무궁 청청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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