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59

비상飛上하여 비상飛翔하다

비상飛上하여 비상飛翔하다 洪 海 里 오랜만에 나는 나는 꿈을 꾸었다 이월 스무이레 새벽녘이었다 비비比比 그리자면 허공중의 헤엄이었다 새처럼 나는 게 아니라 헤엄치듯 팔을 앞으로 모아 옆으로해서 뒤로 힘차게 당기는 수영법이었다 나이 들면 키가 점점 줄어드는데 날려는 새가 날개를 움츠리듯 자리에 누워 있다 박차고 날아올라 앞으로 날았다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돌 듯 유유히 지상을 내려다보았다 아직도 다 크지 못한 내 키를 재고 있었다. * 언제 봐도 넉넉하고 늠름한 인수봉의 자태!

몽블랑Mont Blanc

몽블랑Mont Blanc 洪 海 里  만년필萬年筆[fountain pen]이 박살이 났다책상 위에 놓아둔 것이 절로 굴러 떨어졌다40년을 함께한 문방사우만년을 쓰는 붓[筆]이요샘처럼 솟아나는 먹물을 흘려주는 촉鏃잠이 깨자마자 가방에서 꺼내 확인했다아무 이상이 없었다여전히 부드럽게 검은 물을 흘려 주었다말짱했다, 아니, 멀쩡했다꿈, 새벽녘의 개꿈이었다어찌 이런 꿈이 온 것일가오늘은 몽블랑 같은 시 한 편 낳을 수 있을까산 같은 시 한 편 내게 오려나아니, 튼실한 녀석 하나 낳으라는 계시 아닌가그래 몽블랑 같은 늦둥이 하나 낳고 보자펼쳐놓은 백지 위에 몽블랑이 춤추니금세 멋진 황금새 한 마리 금빛 울음 우네.    * 몽블랑 만년필의 상징 *몽블랑 만년필은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는 고귀한 도구'를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