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꽃 애기똥풀꽃 洪 海 里 너무 흔하다고 욕하지 마라천한 것이라고 깔보지 마라더럽다고 침도 뱉지를 마라 나는 개똥이 자식도 아니고딸고만네 집 딸도 아니다나 한 해 절반을 꽃으로 산단다 이름도 불러 주지 않고이름없는 꽃이라고 무시하지만서운하고 섭섭한 것 하나 없다 나도 너처럼 숨 쉬고너같이 물 마시고 사는그래도 나는 꽃이야!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12.21
시론 시론詩論 洪 海 里 시를 쉽게 쓰니 어려운 시가 되었다 시를 짧게 쓰니 길어진 시가 되었다 시를 명료하게 쓰니 알 수 없는 시가 되었다 시를 정확하게 쓰니 혼란스런 시가 되었다 시를 재미있게 쓰니 재미없는 시가 되었다 시론은 없는가 시는 죽었는가 시를 쓰니 시는 나오지 않고 괴물..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12.03
첫눈 첫눈 洪 海 里 구름 한 점 없는 밤 산이 운다 우우웅!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하얗게 내렸다 엊저녁이 첫날밤이었나 하늘 밖 하늘까지 땅 밖 땅까지 환하다.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인 7일 전국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털모자를 푹 눌러쓴 시민들이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를..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12.01
대접과 접대 대접과 접대 洪 海 里 대접을 잘 받으려면 접대를 먼저 해야 하느니 "옜다, 너 가져라!" 한다고 한 손으로 받다간 깨고 마는 법 반드시 두 손으로 공손하게 받아라 깍듯이 접대하라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지 말라 대접이 맛있다고 소 사타구니만 쳐다봐서 쓰겠는가 운두 낮고 위가 넓은 멋..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11.26
인사와 부고 인사와 부고 洪 海 里 아침에 신문을 펴면 제일 먼저 눈이 가는 인사란과 부고란 인사가 위에 자리잡고 있어 시끄럽고 불만과 불평의 볼멘소리도 들린다 부고는 아래 위치해 조용하기보다 적막하다 산 자와 죽은 이의 차이는 무엇인가 생과 사는 웃음과 울음인가 웃음 속에 눈물이 들어 ..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11.22
이 시대의 풍속도 이 시대의 풍속도 洪 海 里 이메일을 열면 편지함이 가득하다 시대는 분명 사내들의 가을이다 울긋불긋 날아드는 소식들 새벽마다 샅이 뿌듯하다 무료 유부녀 떡치기라니 제품 먼저 받아보고 결정하라 후불제 100% 정품 절대 보증 비아그라 레비트라 시알리스 온라인 최저가 판매, 신나는..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11.11
민들레의 말 민들레의 말 洪 海 里 시인은 사물에 이름을 붙여 주는 사람 '씨앗'이란 이름은 어디에 던져두고 '홀씨, 홀씨!' 하고 날 불러 쌓나 그래 어쩌자고 또 하나의 성씨를 만드시나! * 퇴고 중인 초고임.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11.07
청춘에게 청춘에게 洪 海 里 아프고 뜨거워서 청춘일지니 깨지고 피 흘리며 펄펄 끓거라 괴롭고 쓸쓸한들 별일 있겠나 세상은 눈비 차고 바람 부는 곳 그래도 꽃이 피고 새가 우노니 똑바로 네 내면을 가늠하거라 젊음은 그 자체로 아름답거니 늘푸른 초원으로 달려가거라.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11.01
한 잎 단풍 한 잎 단풍 洪 海 里 이 나이에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새새거리지 말고 막걸리나 마시면서 막살다 갈 일이지! 빌어먹을, 젠장! 된장 고추장 필요 없다 쌈장에 오이 한 쪽이면 돼. 눈치 코치 보지 말고 허기지다 허발하지 말자.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10.23
요즘 요즘 洪 海 里 시가 시에게 묻는다 네가 시냐 시가 시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시인이 시인에게 묻는다 네가 시인이냐 시인이 시인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 시도 없는 세상에 시인만 있다 시인도 없는 세상에 시만 있다 네가 시냐, 네가 시인이냐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