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난초 書房 海里 · 우이동 시쟁이들 / 임 보
난초 書房 海里 ―律 17 / 임보 세이천(洗耳泉) 오르는 솔밭 고개 바다만큼 바다만큼 난초(蘭草)밭 피워 놓고 한란(寒蘭), 춘란(春蘭), 소심(素心), 보세(報歲) 흐르는 가지마다 그넷줄 얽어 구름을 박차고 하늘을 날다 빈 가슴에 시가 익으면 열 서넛 동자놈 오줌을 싸듯 세상에다 버럭버럭 시를 갈긴다. 우이동 시쟁이들 / 임보 우이동 시쟁이들 참 멍청해그 좋은 부귀공명 꿈도 못 꾸고저승도 시 없으면 못 갈 사람들 마당 한 귀퉁이에 연잎을 띄워 놓고인수봉 손짓하며 소줏잔 권하는황소보다 천진한 채희문 시인 산과 바다와 섬들을 품어다가방 속에 가둬 놓고 혼자서 웃는유유자적 만년 소년 이생진(李生珍) 시인 세이천(洗耳泉) 오른 길에 더덕밭 일궈 놓고난초 아내 매화 아들 떼로 거느리고화주(花酒)에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