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머리에> 고운야학孤雲野鶴의 시를 위하여 나에게 시는 무엇이고, 시인은 누구인가?시에 대하여, 시인에 대해 내가 나에게 다시 한 번 묻는다. 꽃을 들여다보니 내가 자꾸 꽃에게 길들여지고 있다 꽃을 봐도 가장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가장 아름답고 감미로운 꽃의 노래는 들리지 않는다내가 보는 것은 껍질뿐껍질 속에 누가 청올치로 꼭꼭 묶어 놓은 보물이 들어 있는가텅 빈 멀떠구니 하나 아직도 배가 고파몸 속에 매달려 껄떡이고 있다자연을 잊고, 잃었기 때문이다욕심의 허물을 벗어 허물이 없는 詩, 너를 기다리는 마음이 늘 그렇다. 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너무나 많다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몰입하는 것이다마중물 같은 시, 조촐하고 깨끗한 시 한 편을 만나고 싶어뚱딴지 같이 천리 길도 머다 않고 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