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 벼락치다』2006 106

동백꽃 속에는 적막이 산다

동백꽃 속에는 적막이 산다 洪 海 里뚝!- 시집 『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 사실 제주에서 동백꽃은 이르면 11월말에 피어나기도 하는데, 꽃가루받이 수정이 끝나면 임무를 끝냈다는 듯이 ‘뚝!’ 소리 없이 지고 만다. 그러나 한겨울 추울 때는 매개 곤충(벌)이나 새(동박새)들이 안 와, 기온이 내려가면 꽃잎 끝이 얼어서 시들고 말라버릴 때까지도 임을 기다린다.   요즘은 여러 가지 원예종 동백이 들어와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가 칙칙하게 말라 비뚤어진 채로 나무에 달려 있는 것도 있고, 가을부터 봄까지 쉴새없이 피는 것들도 많다. 반면, 날씨가 따뜻해서 제때 후드득 떨어지는 재래종 동백이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https://jib17.tistory.com  "홍해리 시인의 '동백꽃' 시"에서 ..

옥매원의 밤

옥매원玉梅園의 밤 洪 海 里 수천 수만 개의 꽃등을 단 매화나무가 날리는 香이 지어 놓은 그늘 아래 꽃잎 띄운 술잔에 열이레 둥근 달도 살그머니 내려와 꽃잎을 타고 앉아 술에 젖는데, 꽃을 감싸고 도는 달빛의 피리 소리에 봄밤이 짧아 꽃 속의 긴 머리 땋아내린 노랑 저고리의 소녀가 꽃의 中心을 잡아, 매화를 만나 꽃잎을 안고 있는 술잔을 앞에 놓고 부르르부르르 진저리를 치고 있는 詩人들, 차마 잔盞을 들지도 못한 채 눈이 감겨 몸 벗어 집어던지고.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