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1303

추락 - 박흥순의 '천진의 인상' 에 붙여

추락 - 박흥순의 '천진의 인상' 에 붙여 洪 海 里 새가 떨어졌다. 양 떼를 몰고 가는 미루나무 가로수 길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솔거의 노송이 아닌 미루나무에 앉으려다 탁! 하고 그림에 부딪힌 새, 툭! 떨어졌다 잠깐 정신을 놓고 적막처럼 찌부러진 새 정신이 들자 이내 날아오른다 제 세상은 하늘이지 가난한 화실이 아니란 듯, 새가 날아갔다. * 왼쪽부터 청주 세광고 제자인 박흥순 화백과 이홍원 화백과 나. * '천진의 인상'(2003년) : 박흥순 화백의 작품

* http://cafe.daum.net/busan-bada에서 서 옮김. 춤 洪 海 里 나비의 꿈을 엮다 나비가 되는 일 노래를 엮다 노래가 되고 학을 흉내내다 학이 되는 일 사위 속에 멈추고 정지 중에 이어지는 찰나와 영원 솟구치고 가라앉는 흐름과 멎음 물소리 그러하고 바람소리 그러하고 불길이 모여 빛으로 흘러가는 지상의 이 순간 영원을 타고 앉아 손끝에 피워 내는 꽃 한송이 빙그르르 도는 우주. - 洪海里 시집『투명한 슬픔』(1996)

배꽃

배꽃 洪 海 里 봄에 오는 눈발은 밤에 더 밝다 나뭇가지 사이로 나는 나비 떼 새들도 날아와 우짖으면 달빛에 노 젓는 소리 하얗게 일어서고 깊은 산 시름 속에 젖는 한밤을 옷깃에 차는 달빛 그림자 눈썹 끝에 어리는 天上의 엽서. (시집『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1980) 배꽃 洪 海 里 1 바람에 베어지는 달빛의 심장 잡티 하나 없는 하얀 불꽃이네 호르르 호르르 찰싹이는 은하의 물결. 2 천사들이 살풀이를 추고 있다 춤 끝나고 돌아서서 눈물질 때 폭탄처럼 떨어지는 꽃이파리 그 자리마다 그늘이 파여 …… 3 고요가 겨냥하는 만남을 위하여 배꽃과 배꽃 사이 천사의 눈짓이 이어지고 꽃잎들이 지상을 하얗게 포옹하고 있다 사형집행장의 눈물일지도 몰라. 4 배와 꽃 사이를 시간이 채우고 있어 배꽃은 하나지만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