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자귀나무송 자귀나무頌 洪 海 里 저녁 나절 몽롱히 취한 여자가 연분홍 실타래를 풀었다 말았다 동양을 꿈 속에 잠그고 있다. 등에 물을 끼얹으며 씻을 데 다 씻고 나서 한 사내의 넋을 불러내고 있다. 손마디 마디 녹아내린 밤 바람 어둠 속에서 달덩일 안고 죽어가듯이 풀과 하늘과 벌레를 수 놓으.. 시화 및 영상詩 2012.07.04
[스크랩] 자귀나무꽃 / 洪海里 자귀나무꽃 - 洪海里 세모시 물항라 치마저고리 꽃부채 펼쳐들어 햇빛 가리고 단내 날 듯 단내 날 듯 돌아가는 산모롱이 산그늘 뉘엿뉘엿 설운 저녁달 살 비치는 속살 내음 세모시 물항라. - 시집『淸別』(1989) 시화 및 영상詩 2012.07.03
<시> 하눌타리 하눌타리 洪 海 里 노화도 바닷가 갈대는 없고 반쯤 물에 뜬 2층 찻집, 꿈속으로 갈앉고 있는 건너편 보길도 적자산 보랏빛 그리메, 목포행 삼영호 뿌연 뱃고동 뿌우 뿌우 바다 안개 속으로 울고 까맣게 탄 사내애들이 물 위로 물 위로 안개꽃을 피워 올리며, 하눌타리 천화분을 뿌리에 싣.. 시화 및 영상詩 2012.06.28
<시> 하지夏至 하지夏至 洪 海 里 낮이 길어질수록 바다에서 왔던 햇빛들이 하나씩 돌아가고 있다. 골목길마다 끌려가는 사내들의 꽁무니에 뼈없는 일상이 흔들리고, 살로 걸어가는 사내들 플라타너스 그늘에서 마른 이야기를 건네는 젖은 바람의 손을 잡고 있다. 드디어 바닷속에 죽어 있던 여자들이 .. 시화 및 영상詩 2012.06.21
<사진> 수련 수련睡蓮 그늘 洪 海 里 수련이 물위에 드리우는 그늘이 천 길 물속 섬려한 하늘이라면 칠흑의 아픔까지 금세 환해지겠네 그늘이란 너를 기다리며 깊어지는 내 마음의 거문고 소리 아니겠느냐 그 속에 들어와 수련꽃 무릎베개 하고 푸르게 한잠 자고 싶지 않느냐 남실남실 잔물결에 나울.. 시화 및 영상詩 2012.06.11
<시> 만재도晩才島 만재도晩才島 洪 海 里 먼 바다 한가운데 꼭꼭 숨겨 놓은 쬐끄만하고 조용한 '섬이[瑞美]야' 또는 '서미西眉야' 하고 부르면 얼굴 붉혀 '응' 하고 오는 애첩 너에게 가고 싶다 눈썹이 푸르고 이마가 서늘한. (2006) 시화 및 영상詩 2012.05.28
<시> 시인의 밥 시인의 밥 / 洪 海 里 우주는 한 채의 작은 암자. 자연은 무량경전. 나는 그를 받아먹는 게른, 식충이. * 洗蘭軒의 梅花 / 2012. 5. 15. 딸 裕彬 촬영 시화 및 영상詩 2012.05.17
<시> 금난초 금난초金蘭草 洪 海 里 무등의 산록 금빛 화관을 이고 황홀한 화엄세계를 꽃 한 송이로 열고 있는 女子. * 금난초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시화 및 영상詩 2012.05.15
[스크랩] 찔레꽃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글쓴이 : 예쁜수선화 원글보기메모 : 찔레꽃에게 / 洪 海 里 찔레꽃 피었다고 저만 아플까 등으로 원망하고 어깨로 울며 가더니 가슴에 눈물로 물거품 지어 물너울 치며 오는구나 슬픈 향기 자옥자옥 섭섭하다고 그리움은 그렁그렁 매달리는데 꽃숭어리 흔들린들 지기야 하겠느냐 푸른 잎 사이사이 날카로운 가시여 그게 어찌 네 속마음이겠느냐 그렇다고 꽃 이파리 다 드러낼 리야 꽃잎마다 네 이름을 적어 놓느니 저 꽃이 지고 나면 빨간 사리가 반짝이며 익으리라 낙엽 지고 갈바람 불어온다 한들 찬 서리하늘 어이 석이지 않으랴 저렇듯 네 가슴도 환하게 밝혀지리니 찔레꽃 진다고 저만 아프겠느냐. - 시집『황금감옥』(2008, 우리글) 시화 및 영상詩 201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