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시선집 『시인이여 詩人이여』에서 ⓒ 박정원_ 닭의장풀(달개비) 물의 뼈 외 6편 홍해리 물이 절벽을 뛰어내리는 것은 목숨 있는 것들을 세우기 위해서다 폭포의 흰 치맛자락 속에는 거슬러 오르는 연어 떼가 있다 길바닥에 던져진 바랭이나 달개비도 비가 오면 꼿꼿이 몸을 세우듯 빈자리가 다 차면 주저 없이 흘러내릴 뿐 .. 시화 및 영상詩 2012.07.28
<시> 내 마음의 바다 내 마음의 바다 오 명 현 혹 그 마을에 가신 적 있으신지요? 그 마을에 가 보기 전까지는 바다가 바라다보인다거나 산등성이 하나쯤 넘으면 바다가 있다거나 바다가 보이지는 않더라도 여름날 평상에 누워 낮잠에 들면 살랑살랑 갯내음이 코끝을 간질이는 아니면 어딘가에서 뱃고동 소리.. 시화 및 영상詩 2012.07.24
홍해리 시선집과 황근 제7호 태풍 카눈이 훑고 간 하늘에 환한 태양이 비치길래 눅눅한 마음 달래려 마실 나갔다 오는 길가에 황근이 곱게 피어 여름 하늘을 장식한다. 그걸 찍어다 놓고 지난번에 두어 번 싣고 남겨 놓은 홍해리 시선집 ‘시인이여 詩人이여’의 시 8편을 골라 같이 싣는다. 황근黃槿은아욱과.. 시화 및 영상詩 2012.07.20
<시론> 명창정궤明窓淨几의 시를 위하여 명창정궤明窓淨几의 시를 위하여 글 洪 海 里 그림 김 성 로 시는 무엇이고 시인은 누구인가? 목재소를 지날 때면 나무 살 냄새가 향긋하다 나무의 피 냄새가 짙게 배어 있다 나온다 목이 잘리고 팔이 다 잘려나가고 내장까지 분해되어도 도끼나 톱을 원망하지 않는 나무는 죽어서도 .. 시화 및 영상詩 2012.07.19
<시> 여름紀行 여름紀行 洪 海 里 칠석날 밤 우리는 '나폴레온'을 털어넣고 있었다 검은 망또를 입은 사내들이 우리 가슴을 찍어눌렀지만 우린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진양호 호면을 설레던 바람 창밖에 와 나뭇잎새를 흔들어 우수수수 빗방울을 듣게 했고 우린 그 여름밤을 떨면서 짧은 밤을 길게 밝혀.. 시화 및 영상詩 2012.07.15
<시> 산책 산책 洪 海 里 산책은 산 책이다 돈을 주고 산 책이 아니라 살아 있는 책이다 발이 읽고 눈으로 듣고 귀로 봐도 책하지 않는 책 책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도 산책을 하며 산 책을 펼친다 느릿느릿, 사색으로 가는 깊은 길을 따라 자연경自然經을 읽는다 한 발 한 발. - 월간《우리詩》2012. 8.. 시화 및 영상詩 2012.07.14
<시> 침묵 침묵 洪 海 里 침묵만한 말이 세상에 없다 바람이 울지 않듯, 나무는 한평생 말을 사약으로 삼키며 살아서 꽃을 세우고 죽어 침묵을 내려놓는다 우리의 말도 꽃처럼 허허로울 때 말은 열매를 허공에 단다 그 열매가 침묵이다 맹목 같은 시의 침목이 된다 침묵은 천년 묵은 침향이다. 침묵.. 시화 및 영상詩 2012.07.14
洪海里 시인의 시와 양장구채 洪海里 시선집『시인이여 詩人이여』에는 낯익은 시들만 모아놔서 읽을수록 정감이 간다. 그 시집 속에서 너무 긴 건 빼고 소화하기에 알맞은 걸로 다시 여덟 편을 뽑아 어느 늦은 봄날 별도봉에 가서 안개 속에서 찍은 양장구채 사진과 함께 올린다. ♧ 물의 뼈 물이 절벽을 뛰어내리는 .. 시화 및 영상詩 2012.07.12
삼백초와 洪海里 시인의 시 홍해리 선생님이 시선집『시인이여 詩人이여』를 보내왔다. 1969년 첫시집『투망도投網圖』로부터 2010년에 펴낸『비밀』에 이르기까지 15권의 시집에서 83편의 작품을 골랐다. 우선 그 중 앞에서부터 5편을 골라 학처럼 고고한 삼백초와 같이 싣는다. ♧ 설마雪馬 눈처럼 흰 말 눈 속에 사.. 시화 및 영상詩 2012.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