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 2012년 2월 28일 오전 06:35 거울 / 洪海里 어둠이 짙을수록 더욱 똑똑히 보이는 내 영혼의 뼈와 살의 무늬들 전신이 맑아오는 칠흑의 세계 어디서 새벽녘 두레박 소리 들리고 어둠이 물러가는 그림자 보인다. - 시집『花史記』(1975, 시문학사) 시화 및 영상詩 2012.02.28
<시> 샘 샘 洪 海 里 요즘은 선생님을 샘이라 부른다 샘에서는 지혜, 사랑, 이해, 배려, 의리, 양보, 관용, 정과 꿈이 솟아난다 깊은 샘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물에 빠져도 박차고 오를 줄 안다 샘, 샘, 하는 아이들 가슴에서 물이 솟는다 겨울에도 꽃이 퐁퐁 솟는 소리 들린다 선생님은 .. 시화 및 영상詩 2012.02.25
<노래> 찔레꽃 엄마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 깊어 깜깜한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보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일렁이는 꿈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초가집 뒷.. 시화 및 영상詩 2012.02.19
<시> 임보林步와 홍해리洪海里 -난蘭과 수석壽石 임보林步와 홍해리洪海里 - 난蘭과 수석壽石 洪 海 里 한때 나는 난초에 미쳐 살았다 그때 임보 시인은 돌을 안고 놀았다 내가 난을 찾아 산으로 갈 때 그는 돌을 찾아 강으로 갔다 내가 산자락에 엎어져 넝쿨에 긁히고 있었을 때 그는 맑은 물소리로 마음을 씻고 깨끗이 닦았다 난.. 시화 및 영상詩 2012.02.18
<시> 소금과 시 소금과 시 洪 海 里 소금밭에 끌려온 바다가 햇볕과 바람으로 제 몸을 다 버리고 나서야 잘 여문 소금이 영롱하게 피어난다 맛의 시종인, 아니 황제인 소금의 몸에서 밀물과 썰물이 놀고 있는 소리 들린다. 소금을 기르는 염부의 등을 타고 흘러내린 수천수만 땀방울의 울력으로 .. 시화 및 영상詩 2012.02.15
<시> 서향瑞香 서향瑞香 - 화적花敵 洪 海 里 꽃 중에서도 특히 이쁜 놈이 향기 또한 강해서 다른 놈들은 그 앞에서 입도 뻥끗 못하듯 계집 가운데도 특히나 이쁜 것들이 있어서 사내들도 꼼짝 못하고 나라까지 기우뚱하네. * 화적花敵 : 서향瑞香 앞에서는 모든 꽃의 향기가 쪽을 못쓴다 해서 서.. 시화 및 영상詩 2012.02.09
[스크랩] 입춘(立春) - 洪海里 입춘(立春) / 홍해리 겨우내 조용하던 햇살이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한다 깜짝 놀란 강물이 칼날을 번쩍이며 흘러가고 죽은 듯 움츠려 있던 나무들이 무거운 잠을 눈썹 끝에 달고 연초록 깃발을 꽂으며 시동을 걸고 있다 새들도 솜털깃을 털어내며 아름다운 전쟁 준비에 한창, 문득.. 시화 및 영상詩 2012.02.07
[스크랩] 나의 애독시(396) / 입춘 / 홍해리 입춘(立春) / 홍해리 겨우내 조용하던 햇살이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한다 깜짝 놀란 강물이 칼날을 번쩍이며 흘러가고 죽은 듯 움츠려 있던 나무들이 무거운 잠을 눈썹 끝에 달고 연초록 깃발을 꽂으며 시동을 걸고 있다 새들도 솜털깃을 털어내며 아름다운 전쟁 준비에 한창, 문득.. 시화 및 영상詩 2012.02.04
[스크랩] 첫눈 외 / 홍해리 첫눈 / 홍해리 하늘에서 누가 피리를 부는지 그 소리가락 따라 앞뒷산이 무너지고 푸른빛 하늘까지 흔들면서 처음으로 처녀를 처리하고 있느니 캄캄한 목소리에 눌린 자들아 민주주의 같은 처녀의 하얀 눈물 그 설레이는 꽃이파리들이 모여 뼛속까지 하얀 꽃이 피었다 울음소리.. 시화 및 영상詩 2012.02.02
<시> 황태의 꿈 * 황태덕장 : http://cafe.daum.net/gounmunhak에서 옮김. 황태의 꿈 洪 海 里 아가리를 꿰어 무지막지하게 매달린 채 외로운 꿈을 꾸는 명태다, 나는 눈을 맞고 얼어 밤을 지새우고 낮이면 칼바람에 몸을 말리며 상덕 하덕에 줄줄이 매달려 있는 만선의 꿈 지나온 긴긴 세월의 바닷길 출렁이.. 시화 및 영상詩 2012.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