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 또는 미완의 완성
역설 또는 미완의 완성 洪 海 里 1. 살날이 줄어들수록 하루는 그만큼 길어지네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은데 세상 사는 일 길고 짧은 일 그게 무엇인가 퍼져나갔던 꿈도 나이 들어 줄어들다, 끝내는 나 하나뿐 나 자신으로 끝나고 마네 2. 명작이라고? 걸작이라고? 세상에 걸작이 어디 있고, 명작이 어디 있는가? 그걸 만든 사람이 완성하지 못하고 손들고 버린 것일 뿐이지 만족해서 손 놓은 완성작일까 세상에 걸작은 없다 그것을 쓴 사람이나 그린 이가 살아 있다면 어찌 명작이고 걸작일 수 있겠는가 이미 쓰인 글, 그려진 작품에 붓을 대지 않는 이 시인인가? 화가인가? 하루가 너무 지루하게 긴데 살날은 얼마 남지 않았네. - 계간 『문학춘추』 2024. 여름호(제1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