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헤진 情 헤진 情 홍해리(洪海里) 홀연히 떠나가는 그대 뒷모습 낯선 바람만 쓸쓸한 어깨에 맴돌고 빈 가슴에 하늘이 쏟아질 듯 내려와 쉬는 늦은 봄날도 가고 산모롱이 돌아가는 상여소리 싸리꽃만 무더기로 흔들어 놓고 뻐꾹새는 숨어서 울음만 울음만 토해내는 유월 한나절 새소리에 묻어나는 젖은 목소리 ..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2005.11.26
<시> 시인이여 시인이여 -詩丸 시인이여 詩人이여 - 詩丸 洪 海 里 말없이 살라는데 시는 써 무엇 하리 흘러가는 구름이나 바라다볼 일 산 속에 숨어 사는 곧은 선비야 때 되면 산천초목 시를 토하듯 금결 같은 은결 같은 옥 같은 시를 붓 꺾어 가슴속에 새겨 두어라. 시 쓰는 일 부질없어 귀를 씻으면 바람소리 저 계곡..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2005.11.26
<시> 더덕꽃 더덕꽃 홍해리(洪海里) 시에미년 등쌀에 눈이 멀어서 시누이년 시샘에 귀가 먹어서 시앗 둔 서방님에 입이 막혀서 일찍 죽어 맺힌 한 풀지 못하고 예쁘장한 벙어리꽃 피었습니다 더덕이라 더덕더덕 피어 웁니다.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2005.11.26
<시> 난초밭 일궈 놓고 난초밭 일궈 놓고 洪 海 里 백운대 바위 아래 한 뼘 땅을 갈아엎고 몇 그루 난을 세워 바람소리 일으키니 그 바람 북으로 울다 피리소리 토해내고 푸른 칼날 번쩍이며 달빛 모아 춤을 엮네.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2005.11.25
<시> 서리하늘 찬바람 서리하늘 찬바람 홍해리(洪海里) 다 버린 마음 하나 시리게 서서 팽팽한 빛줄 하나 당기고 서서 마른 영혼 애오라지 펼치고 서서 은빛 하늘 날아가는 날새를 보네.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2005.11.25
<시> 남천 南天남천 홍해리(洪海里) 남쪽 하늘에 불 밝혀 등 하나 달고 겨울을 밝히는 남천 가지 둥근 열매 빨간 등 하나 있어 따스한 세상 사람들이 생각에 잠겨 하늘에 뜨네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2005.11.25
<시> 5월이 오거든 5월이 오거든 洪 海 里 날선 비수 한 자루 가슴에 품어라 미처 날숨 못 토하는 산것 있거든 명줄 틔워 일어나 하늘 밝히게 무딘 칼이라도 하나 가슴에 품어라. * http://cafe.daum.net/jwaumyeoung에서 서 옮김.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200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