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초롱 금강초롱♤ 꽃을 보면 이따금 떠오르는 시가 있다. 꽃시를 읽으면 갑자기 꽃이 보고 싶기도 하다. 오늘 아침 금강초롱꽃을 보니 홍해리 시 「금강초롱」이 생각난다. 꽃이 쓴 시일까, 시가 피운 꽃일까, 마치 금강경을 읽는 듯해 감히 시말을 쓸 수가 없다. 시를 읽고 꽃사진을 보며 곰곰히 생각하니 초롱초롱 내 속에도 꽃필까. - 임교선 시인의 페북에서 옮김.(2024. 09. 22.) 시화 및 영상詩 2024.09.22
가을 들녘에 서서 가을 들녘에 서서 洪 海 里 눈멀면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 버리고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스스로 빛이 나네. - 월간 《牛耳詩》 2002. 11월호(제173호) 게재. - 시집 『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 * 김성중 시인 촬영. 2024. 11. 06. 시화 및 영상詩 2024.09.21
산책 1 · 2 산책 洪 海 里 산책은 산 책이다돈을 주고 산 책이 아니라살아 있는 책이다발이 읽고눈으로 듣고귀로 봐도 책하지 않는 책책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도산책을 하며 산 책을 펼친다느릿느릿,사색으로 가는 깊은 길을 따라자연경自然經을 읽는다한 발 한 발. - 시집『독종』(2012, 북인) 산책 洪 海 里 한발 한발 걸어가면발로 읽는 책 가슴속에 비단길 펼치고눈으로 듣는 책 마음속에 꽃길을 여니줄 줄만 아는 산 책에 줄을 대고한없이 풀어 주는 고요를 돌아보라줄글도 좋고 귀글이면 또 어떤가싸목싸목 내리는 안개, 그리고 는개온몸이 촉촉이 젖어 천천히 걸어가면산 책 속에 묻히리니, 입으로 듣고 귀로 말하라인생은 짧고 산책은 길다. 시화 및 영상詩 2024.09.14
인수봉을 보며 인수봉을 보며 洪 海 里 봄이 오면 풀잎이 돋아나듯이느글대는 피를 어쩔 수 없다문득 차를 타고4·19탑 근처를 서성거리다인수봉을 올려다보면그저 외연한 바위의 높이가슴속 숨어 있는 부끄러움이바람따라 똑똑히 되살아난다백운대를 감고 도는 흰 구름장벼랑에 버티고 선 작은 소나무어둔 밤이 와도 움쩍 않고서늘한 바람소리로가슴속 검은 피를 느글대게 한다부끄러운 나의 피를 돌게 한다저 바위 아래 그늘 속이름 모를 풀꽃도때가 되면 스스로 피어나는데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나의 피여.- 시집『우리들의 말』(1977) 시화 및 영상詩 2024.08.27
빈들 *https://cafe.daum.net/bohemian-kms에서 옮김. 빈 들홍 해 리 가을걷이 끝나고눈 시린 하늘 아래 빈 들에 서면, 빈들빈들, 놀던 일 부끄러워라빈 들만큼, 빈 만큼 부끄러워라이삭이나 주우러 나갈까 하는마음 한 켠으로떼 지어 내려앉는 철새 떼조물조물 주물러 놓은 조물주의 수작秀作들!- 시집 『황금감옥』(2008, 우리글). * 위의 시화에도 본문과 다르게 된 부분이 보여 마음 아프다.4행의 '빈들만큼 빈들만큼'은 ' 빈 들만큼, 빈 만큼'의 잘못이다.- 隱山. 시화 및 영상詩 2024.08.16
산책 산책洪 海 里 산책은 산 책이다돈을 주고 산 책이 아니라살아 있는 책이다발이 읽고눈으로 듣고귀로 봐도 책하지 않는 책책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도산책을 하며 산 책을 펼친다느릿느릿,사색으로 가는 깊은 길을 따라자연경自然經을 읽는다한 발 한 발.- 시집 『독종』(2012, 북인) - 월간《우리詩》(2012. 8월호)* https://hong1852.tistory.com 홍해리 시인의 집 * 각시붓꽃 : 북한산 우이도원에서 임계순 님 촬영(2012. 4. 29. '三角山詩花祭'에서) 시화 및 영상詩 2024.07.14
시작 연습詩作鍊習 시작 연습詩作鍊習 洪 海 里 엊저녁 난바다로 무작정 출항한나의 백지선白紙船 해리호海里號거친 물결을 밀고 나아갔다 오늘 꼭두새벽빈배로 귀항했다 물고기 한 마리구경도 못한 채 험난한 바다에서 흔들리다파도와 달빛만 가득 싣고 축 처진 백기를 들고 투항하듯쓸쓸한 귀항나의 배는 허공 만선이었다. 시화 및 영상詩 2024.07.11
치매 - 치매행致梅行 · 391 치매- 치매행致梅行 · 391 洪 海 里 이별은 연습을 해도 여전히 아프다 장애물 경주를 하듯 아내는 치매 계단을껑충껑충 건너뛰었다 "네가 치매를 알아?""네 아내가, 네 남편이, 네 어머니가, 네 아버지가너를 몰라본다면!" 의지가지없는 낙엽처럼조붓한 방에 홀로 누워만 있는 아내 문을 박차고 막무가내 나가려들 때는얼마나 막막했던가 울어서 될 일 하나 없는데왜 날마다 속울음을 울어야 하나 연습을 하는 이별도 여전히 아프다. * 감상 날린 생각 한 줌만큼 몸은 가벼워진다. 가벼워진 몸이 중심을 잃고 허둥대면누군가 달래 앉힌다. 그중에도 수많은 생각이 날아가고 그가 짓는 웃음의 기억도희미해진다. 점점 고요 … 고요해지면 속울음도 감출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이별하는 것 … 그 생각만으로 슬퍼진다. 슬프.. 시화 및 영상詩 2024.06.18
꽃양귀비 꽃양귀비 洪 海 里 얼마나 먼 길을달려왔기로,새빨갛게 달아올라넋을 놓는가.귀 따갑게 쏟아지는한낮의 햇살,널 끌어안고만신창이 만신창이불타고 싶어라. * https://blog.naver.com/ksg7176에서 옮김. (작성자 kim seong gyun) * 이 시는 정태준 님의 블로그인 https://blog.naver.com/jtjunpoem 에 정태준 작곡, 솔뫼 님의 노래로 피어 있음. 시화 및 영상詩 2024.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