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홍해리 시집 `치매행致梅行` 깊어가는 가을 밤 홍해리 선생의 시집 ‘치매행致梅行’을 편다. …치매는 치매癡呆가 아니라 치매致梅라 함이 마땅하다. 매화에 이르는 길이다. 무념무상의 세계, 순진하고 무구한 어린아이가 되는 병이 치매다. 이 시집 ‘치매행致梅行’을 환자를 돌보고 있는 분들에게 바치고자 .. 시화 및 영상詩 2016.10.14
호박 호박 洪 海 里 한 자리에 앉아 폭삭 늙었다 한때는 푸른 기운으로 이리저리 손 흔들며 죽죽 벋어나갔지 얼마나 헤맸던가 방방한 엉덩이 숨겨놓고 활개를 쳤지 때로는 오르지 못할 나무에 매달려 버둥거리기도 했지 사람이 눈멀고 반하는 것도 한때 꽃피던 시절 꺽정이 같은 떠돌이 사내 .. 시화 및 영상詩 2016.10.03
[스크랩] 가을 아침 - 白露 가을 아침 - 白露 洪 海 里 백로가 풀잎마다 알을 낳았다 반짝 햇살에 알도 반짝! 알 속에 하늘과 바다가 하나다 너무 맑아 그리움이나 사랑 그런 게 없다 은은한 인생! -- 牛耳詩, 2003. 11월호 시화 및 영상詩 2016.10.02
해질녘 해질녘 / 홍해리 꽃들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팽팽하다 서늘한 그늘에서도 어쩌자고 몸뚱어리는 자꾸 달뜨는가 꽃 한 송이 피울 때마다 나무는 독배를 드는데 달거리하듯 내비치는 그리운 심사 사는 일이 밀물이고 썰물이 아니던가 꽃이 피고, 꽃이 지는 세상 하늘과 땅 다를 것이 무엇인.. 시화 및 영상詩 2016.09.12
[스크랩] 내 여자들, 네 女子들 - 洪海里 ♧ 내 여자들, 네 女子들 - 洪海里 1. 아내[妻] 내게 밥을 해 주는 여자 뿌리치는 법은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때로는 시뻘겋게 울부짖다 폭발하는 시작과 끝내는 시간이 정확한 조강지처, 압력밥솥. 2. 그 여자女子 원할 때마다 가슴 풀어 젖을 물리듯 항상 반찬을 준.. 시화 및 영상詩 2016.09.07
해질녘 해질녘 洪 海 里 꽃들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팽팽하다 서늘한 그늘에서도 어쩌자고 몸뚱어리는 자꾸 달뜨는가 꽃 한 송이 피울 때마다 나무는 독배를 드는데 달거리하듯 내비치는 그리운 심사 사는 일이 밀물이고 썰물이 아니던가 꽃이 피고, 꽃이 지는 세상 하늘과 땅 다를 것이 무엇인가.. 시화 및 영상詩 2016.09.04
자벌레 / 임 보 자벌레 임 보 순례의 길을 가는 라마의 禪僧처럼 어느 聖地를 향해 그리 바삐 가시는지 袈裟도 걸치지 않은 저 푸른 맨몸 一步弓拜 一步弓拜 * 일보궁배(一步弓拜) : 매 걸음마다 활처럼 온몸을 굽혀서 하는 절. 시화 및 영상詩 2016.09.04
[스크랩] 홍해리 시인의 시와 애기도라지 ♧ 부채[扇] 한평생 바람만 피웠다. 여름내 무더위에 몸뚱어리 흔들어 쌓다, 살은 다 찢겨나가고 뼈만 남아, 초라한 몰골, 아궁일 바라보고 있다. ♧ 거미줄 거미줄은 고무줄이 아니라 거미가 허공에 이룩한 제국의 영토. 추상적이지만 기하학을 전공한 건축기사의 집 신을 거부한 폭력의 .. 시화 및 영상詩 201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