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원 9

홍해리洪海里는 어디 있는가

홍해리洪海里는 어디 있는가 洪 海 里 시詩의 나라 우이도원牛耳桃源 찔레꽃 속에 사는 그대의 가슴속 해종일 까막딱따구리와 노는 바람과 물소리 새벽마다 꿈이 생생生生한 한 사내가 끝없이 가고 있는 행行과 행行 사이 눈 시린 푸른 매화, 대나무 까맣게 웃고 있는 솔밭 옆 마을 꽃술이 술꽃으로 피는 난정蘭丁의 누옥이 있는 말씀으로 서는 마을 그곳이 홍해리洪海里인가. -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 큰 바다를 시의 마을로 삼는 시인. 시의 바다에 영혼을 기투하는 시인. 말과 말 사이에서 말의 위의를 예인하는 시인. 洪海里는 기표다. 그것은 결코 기의일 수 없다. 그것은 말과 말이 역동하는 순수한 시말의 비등점이다. 그것은 시말의 소생점인 바, 행과 행 사이를 마구 요동쳐 “詩의 나라”를 꿈꾸는 시..

<추모시> 이리 서둘러 가신 뜻이 무엇인가요 / 임 보

&lt;추모시&gt; 이리 서둘러 가신 뜻이 무엇인가요 ― 소강素江 이무원 시인 영전에 임 보 엊그제 그렇게도 정정한 얼굴로 만나 시낭송도 하고 희희낙락 담소를 나누기도 했는데 이 무슨 청천벽력입니까? 세상이 너무 어지러워 보기 싫다고 인심이 너무 각박해서 견디기 힘들다고 그렇게 서..

시집『치매행致梅行』표사 / 이무원(시인)

시집『치매행致梅行』表辭 부인이 고장난명孤掌難鳴의 외손뼉을 치며 칠흑 같은 밤을 가고 있는 것은 평생 詩만 찾아다니느라 바빴던 남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더하여 하늘도 감동하고 땅도 감동하고 사람도 감동할 시 쓰라고 자신의 몸을 내놓아 소신공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에 화답하듯 남편은 아내에게 못 다한 사랑과 자책, 반성과 기원으로 백오십여 편의 절절한 시를 써서 시집으로 엮어 내니 아름답기는 하나 가슴이 아프고 아리다. 이 시집은 어린아이가 된 아내를 데리고 절해고도絶海孤島로 유배된 시인의 절절한 일기장이요, 대답 없는 생의 무게를 두드리고 두드리는 목탁 소리로 읽힌다. 그리고 면벽 참선에 든 시인의 구도의 발자국이 보인다. - 이무원(시인) * 이 글은 이무원 시인이 지난 4월 17일 영면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