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561

[스크랩] 시인의고백, 눈부신 슬픔/ 洪海里 꽃시집『금강초롱』에서

시인의고백, 눈부신 슬픔 - 洪海里 꽃시집『금강초롱』(2013, 도서출판 움)- 김금용(시인) 바람 한 점 없는데 매화나무 풍경이 운다 아득한 경계를 넘어 가도가도 사막길 같은 날 물고기가 눈을 뜬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꽃 피는 소리에 놀라 허공에서 몸뚱이를 가만가만 흔들고 있다 꽃..

<시> 봄날은 간다 -致梅行 57

봄날은 간다 - 致梅行 · 57 洪 海 里 사랑이란 찰나의 찬란한 착각일 뿐 치사하고 유치한 당의정처럼 달기만 해서 때로는 속는 것도 달콤합니다 속이고 속아주는 은밀한 재미 한 번쯤 그 병에 걸리고 싶어 눈멀고 귀먹어 안달도 합니다 물불을 가리지 못하고 밤낮 눈에 밟히는 허망의 그림자에 발목을 잡히는 나날 손톱여물 써는 밤이면 창밖엔 흰 눈이 내리고 바람은 꿈을 싣고 천리를 갔습니다 눈 감으면 만리 밖 그리움도 가슴속에 금빛으로 반짝이지만 온몸에 열꽃이 피어 가시거리 제로 상태 잠들면 식은땀이 강물로 흐르고 시정주의보가 내린 거리를 무작정 달려가는 무모의 질주 별은 희망처럼 멀리 있어 빛이 나지만 사랑은 희미한 그림자일 뿐이라며 나의 봄날은 자늑자늑 흘러갑니다. * 이 시를 읽으며 장사익씨가 부르는 “봄..

<서평> 시간이 펼쳐 보이는 꽃들의 사건 - 洪海里 꽃시집 『금강초롱』 / 손현숙

&lt;서평&gt; 시간이 펼쳐 보이는 꽃들의 사건 - 洪海里 꽃시집 『금강초롱』 손 현 숙(시인) 지상에 피어나는 꽃들은 환幻이다. 꽃은 피어나면서 동시에 죽음을 잉태한다. 흘러가는 물처럼 삶과 죽음의 순환은 끝이 없어서, 물이 펼쳐지는 그 순간 꽃봉오리는 몸을 열어 꽃의 시간을 불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