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우리들의 대지 우리들의 대지 홍해리(洪海里) 서울 한 모퉁이 우이동 골짝 다시는 중뿔난 글 쓰지 않으리 주둥아리 함부로 놀리지 않으리 개떡 같은 생각도 하지 않으리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아는 아아아&#50524;! 그리운 고향, &#52876;! 사랑이 사랑으로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으로 아니, 눈물이 눈물로(은유가 ..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7
<시> 달력 달력 홍해리(洪海里) 방에 걸려 있는 크로키 누드화 달력 오뉴월분 그림은 꺼꾸로 누운 여자 '여자도 흥분하면 발기한다'는 「바탕골」박의순 여사의 작품 "떼어 버릴 수 없느냐"는 아내와 "예술이야!"로 맞서는 남편 외설과 예술의 차이는? 상스러움과 아름다움? 까만 선과 까만 점 몇 개 그 당당함으..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7
<시> 다화 茶話 홍해리(洪海里) 화계사 골짜기 꽝꽝 얼음장 누가 깔아 놓았는지 돗자리 한 닢 밤이면 미수의 흰 바지 은하의 분홍 치마 둘이서 산을 밝힌다 하네 밤새도록 하늘까지 밝힌다 하네 새벽녘 까치들이 눈곱 떨기 전 하얀 눈썹날개 잡아타고 나는 듯이 산을 내리고 치맛바람 하늘로 날아오르고 다시 한..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7
<시> 대금산조 대금산조 - 耘波 송성묵 명창의 연주를 듣고 홍해리(洪海里) 쌍골대 마디마디 구멍을 뚫어 여섯 개의 지공을 파고 청공 하나 칠성공 두 개 아홉 구멍이 취공의 호흡 따라 현현묘묘 울리는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땅바닥에 좌정하고 젓대를 잡자 유구한 시간이 멎고 무변한 공간이 사라진다 ..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7
<시> 梨月을 지나면서 梨月을 지나면서 이월을 지나면서 / 洪海里 이월 장날 길가에 쓰러져 잠든 검붉은 숯검정의 술 취한 사내 어느 여인 손길이 그리웁는지 아지랑이 타오르는 이런 봄날에 복사꽃도 미친 듯이 터져오는데 막걸리 한잔 술에 깰 줄 모르고 이월 장날 봄바람 꿈꾸는 사람.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매화부부 - 꽃시 7 꽃시 ·7 - 梅花夫婦 홍해리(洪海里) 남편은 파르라니 하이얀 다섯 개의 상아질 이빨로 웃고 아내는 붉고 고운 혓바닥 다섯 장으로 피어 있네. 선한 눈 마주보며 손잡은 채 뜨겁디뜨건 울음만 속으로 속으로 황홀하니 삼키더니, 얼어붙은 뼈마디 달그락거리는 한겨울의 곤비를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은..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옥매원 - 꽃시 6 꽃시 ·6 - 옥매원 홍해리(洪海里) 玉梅園에 가서 나는 보았네 백매 홍매 정답게 피어 있는 걸 그것도 남편은 단엽 설중매 아내는 연분홍 홑꽃 가슴 새빨간 비매로 타오르는 아이들 그 빛 하늘까지 그윽히 밝혀 아쉽게 돌아오는 서울길 따라 매콤하니 파고드는 짙은 暗香암향 * 옥매원은 충북 옥천군 이..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앵두 - 꽃시 5 꽃시 ·5 - 앵두 홍해리(洪海里) 보석 같은 한 알의 씨앗 저 고운 살 속에 묻고. 오만간장 녹아내려 들개도 옆구리에 날개가 돋는 오, 유월의 입술이여! 네 앞에서는 목이 말라 풀물들도록 선연한 풀물들도록 차라리 풀밭에 뒹굴까 보다. 쟁쟁쟁 빛나는 햇살과 저 푸른 산의 당당함 아래 우리들 사는 일..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꽃양귀비 - 꽃시 4 꽃시 ·4 - 꽃양귀비 홍해리(洪海里) 얼마나 먼 길을 달려왔기로, 새빨갛게 달아올라 넋을 놓는가. 귀 따갑게 쏟아지는 한낮의 햇살, 널 끌어안고 만신창이 만신창이 불타고 싶어라.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진달래 - 꽃시 3 진달래 - 꽃시 3 홍해리(洪海里) 안아 주세요 안아 주세요. 산마루에서 아지랑이 일고, 풀잎 돋아나는 따뜻한 가슴마다, 피 흐르는 피 흐르는 물소리 돋고, 벌겋게 열이 오른 산이 날아오른다.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