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현미 - 인물시 5 주현미 - 인물시 5 홍해리(洪海里) 중년 사내들 핏속에 살의 집을 지어 놓고, 아궁이마다 불덩어리를 쑤셔 넣은, 그래서 밤낮없이 타오르는 참숯, 토옥, 톡 튀어오르는 불티, 간살스런 불꽃, 꽃불을 모른 척, 시치미떼는 흑장미 한 송이.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5
<시> 시인 신갑선 - 인물시 4 신갑선 - 인물시 4 아침에 까치소리 저녁 소쩍새 봄날에는 진달래 가을 샐비아 단출하니 식솔들 거느리노니 그대여 세상 천지 막막한 기슭 막걸리에 도토리묵 한 상 차려라 골짜기마다 금침 은침 꽂아 놓고 쓸쓸함에도 한 잔 그리움에도 한 잔.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5
<시> 시인 채희문 - 인물시 3 시인 채희문 - 인물시 3 홍해리(洪海里) 인수봉이 하얀 눈을 쓰고 있는 날은 그의 가슴에서 휘파람새가 눈을 뜬다 백운대를 감고 돌던 바람이 솔밭 사이를 지나면서 우이천 물소리와 만나 하나가 되고 그의 가슴에서 휘파람새가 휘파람 치면 인수봉은 다시 천년의 침묵이 핀다.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5
<시> 시인 임 보 - 인물시 2 시인 임보 - 인물시 2 우이 숲속 바위벼랑 깊은 암자에 감로주를 즐기는 키 작은 도사 지필묵 곁에 두고 종일 앉아서 심장을 꺼내들고 종일 앉아서 흥얼흥얼 시 한 수 읊조리다가 약수 한 대접 벌컥벌컥 들이켜고 진달래꽃 찾아서 산을 오른다.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5
<시> 시인 이생진 - 인물시 1 시인 이생진 - 인물시 1 홍해리(洪海里) 바다한테 설교를 시켜 놓고 산에 오르면 바다는 온종일 방언을 지껄이고 섬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친다 산을 걸어내려오는 바람 바다 위에 서성이는 구름, 모두 그의 눈썹 아래선 순한 양이 된다.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5
<시> 자란 - 蘭詩 5 자란紫蘭 - 蘭詩 5 홍해리(洪海里) 너를 보면 숨이 멎는다 가슴속으로 타는 불꽃의 교태 심장을 다 짜서 혓바닥으로 핥고 하늘에 뿜어 올렸다 다시 초록으로 씻어 피우는 고운 불꽃 너를 보면 숨이 멎는다 현기증이 인다.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4
<시> 나도풍란 - 蘭詩 4 나도풍란 - 蘭詩 4 홍해리(洪海里) 전신을 들내놓고 애무를 한다 익을 대로 다 익어 터질까 말까 농염한 나신 흐르는 젖물 천지간에 못다한 막막한 그리움이 향기 하나로 천지를 혼절시키고.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4
<시> 희란 - 蘭詩 3 희란姬蘭 - 蘭詩 3 홍해리(洪海里) 계집이야 품는 맛 나긋나긋 고분고분 가냘프고 소슬하고 눈길 한번 던져 놓고 다시 안는 너 차라리 안쓰럽고 그윽하고.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4
<시> 한란 - 蘭詩 2 한란寒蘭 - 蘭詩 2 홍해리(洪海里) 그녀는 혼자다 늘 호젓하다 소나무 아래서나 창가에서나 달밤엔 비수 그 푸른 가슴 창 안에 어리는 별빛 모두어 놓고 그녀는 호젓하다 늘 혼자다.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4
<詩> 타래난초 - 蘭詩 1 타래난초 - 蘭詩 1 홍해리(洪海里) 천상으로 오르는 원형 계단 잔잔한 배경 음악 분홍빛 카피트 가만가만 오르는 소복의 여인 바르르 바르르 떨리는 숨결. http://myhome.naver.com/poethong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