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개나리 - 꽃시 2 개나리 - 꽃시 2 홍해리(洪海里) 그대는 땅 속의 사금가루를 다 모아 겨우 내내 달이고 달이더니, 드디어 24금이 되는 어느날 모두 눈감은 순간 천지에 축포를 터뜨리었다. 지상은 온통 금빛 날개 종소리 소리 … 순도 100%의 황홀 이 찬란한 이명이여. 눈으로 들어와 귀를 얼리는 이 봄날의 모순을 누구도..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자귀나무꽃 - 꽃시 1 자귀나무꽃 - 꽃시 1 홍해리(洪海里) 세모시 물항라 치마 저고리 꽃부채 펼쳐들어 햇빛 가리고 단내 날 듯 단내 날 듯 돌아가는 산모롱이 산그늘 뉘엿뉘엿 섧운 저녁답 살비치는 속살 내음 세모시 물항라.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밤꽃 - 넉줄시 7 밤꽃 - 넉줄시 · 7 洪 海 里 우이동 골짜기 축포 쏘는 소리 수천수만 사내들이 천지를 진동시킨다 소리없이 터뜨리는 저 젖빛 불꽃놀이 비릿하니 혼절하는 저녁녘 안개.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대추꽃 - 넉줄시 6 대추꽃 - 넉줄시 6 홍해리(洪海里) 무어 잘났다고 드러낼 게 있어야지 잎인지 꽃인지 분간도 못해라 꽃이 피었는지 아는 이 없어도 숨어서 피는 이의 향기로움이여!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등꽃 - 넉줄시 5 등꽃 - 넉줄시 5 홍해리(洪海里) 상계동 골짜기 보랏빛 적멸보궁 익사한 사내처럼 하늘에 등을 대고 꽃덩이 주렁주렁 내려뜨리니 언뜻 수락산이 취해 물소리를 멈추네.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낮달 - 넉줄시 4 낮달 - 넉줄시 4 대낮에 비틀대는 취한 그림자 부황든 중년사내 모습이로다 날빛도 삭을 대로 다 삭아내린 그이의 중의적삼 다 바랜 물빛.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그믐달 - 넉줄시 3 그믐달 - 넉줄시 3 홍해리(洪海里) 변심한 그 여자의 뒷모습이다 그녀가 놓쳐 버린 비수의 눈빛 펄럭이는 검은 치맛자락 사이 이 빠진 칼날이 웃고 있다.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보름달 - 넉줄시 2 보름달 - 넉줄시 2 홍해리(洪海里) 한때는 이웃마을 색시 같더니 어느새 젖을 물린 풀어진 앞섶 두 덩어리 둥근 달이 둥실 떠올라 젖빛 안개 실실이 풀리고 있네.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초승달 - 넉줄시 1 넉줄시 ·1 - 초승달 홍해리(洪海里) 초경치른 계집애 노를 젓는다 넓디너른 호숫물 푸른 밤하늘 안개꽃 뿌려 놓고 구애를 한다 파랗게 번져나는 피리소리여.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6
<시> 예슬이 - 인물시 6 인물시 ·6 - 예슬이 홍해리(洪海里) 너는 한 마리 노랑나비, 팔랑팔랑 내 어깨에 앉아 날개를 접었다 폈다 가슴속으로 날아들어, 한 송이 꽃이 핀다 팔랑팔랑, 예쁘고 슬기로운 나비 한 마리. 시집『청별淸別』(1989) 200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