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158

<시> 바위보다 깊은 잠 - 치매행致梅行 · 138

바위보다 깊은 잠 - 치매행致梅行 · 138 洪 海 里 나의 잠은 늘 얇고 얕아서 개울을 건너가는 징검다리 하나 둘 세다 깨고 다시 잠들다 또 깨고 누에는 몇 잠만 자면 곱고 질긴 실을 내는데 나는 수천수만의 잠을 자도 날개 하나 돋지 않는다 오늘 밤은 푹 자다 꿈도 꾸지 말고 죽고 싶다고 꽃 속에 집 한 채, 물 위에 집 한 채 저 달에도 또 한 채, 내일 아침에도 깨지 말자고 젖어 있는 바위보다 깊은 잠을 위하여 물속으로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 수련睡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