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 치매행 · 28 가을 하늘 - 치매행致梅行 · 28 洪 海 里 아득하다는 거리는 차라리 없는 것 덧없다는 말은 오히려 애틋한 것 우리의 인연은 전생서 이생까지 아득한 거리는 이승서 저승까지 아내여, 지금 가는 길이 어디리요 하늘은 맑은데 오슬오슬 춥습니다.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2.25
겨울나무를 보며 -치매행 · 27 겨울나무를 보며 - 치매행致梅行 · 27 洪 海 里 처음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이 모든 것이 설레기만 하지 파스텔 톤으로 흐르는 봄날이 그렇지 않던가 첫날밤의 물소리 금방 그치고 한여름 뙤약볕 지나 벌레들 우는 소리 나이 들면 물들고 벌레 먹고 수줍음은 어디로 갔는지 다 벗고도 당당..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2.25
갈대숲 -치매행 · 26 갈대숲 - 치매행致梅行 · 26 洪 海 里 바람 부는 날에는 갈대숲에 가리 날개 접고 포근히 잠든 청둥오리 빈 들녘에 서걱이는 갈바람 소리 흘러가는 세월 따라 잠든 물소리 바람 부는 밤에는 갈대숲에 가리 아내 손을 잡고서 갈대숲에 가리.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2.25
흔적 -치매행 · 25 흔적 - 치매행致梅行 · 25 洪 海 里 여기저기 부딪치다 세월은 가고 뜨거웠던 피 퍼렇게 맺혀 멍한, 내 생의 하오 말간 물빛으로 하늘에 어리는 나의 그림자, 짧은 허상으로 사라질 내 삶의 흔적 하나, 하나, 지우려 잦아드는 마지막, 나의 적빈을 흔드는 아내가 늘인 흐린 그림자 하나.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2.25
짝 - 치매행致梅行 · 24 짝 - 치매행致梅行 · 24 洪 海 里 절망과 희망은 한집에 삽니다 슬픔과 기쁨은 같은 이름입니다 고통과 즐거움은 위아래일 뿐입니다 미움과 사랑은 본시 한 몸입니다 삶과 죽음도 한 길의 여정입니다 앞과 등이 따로 보일 뿐입니다 크게 보이고 작게 보일 따름입니다 짚신도 짝이 있듯 하..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2.24
약속 -치매행 · 23 약속 - 치매행致梅行 · 23 洪 海 里 언제 여행 한번 가자 해 놓고, 멋진 곳에 가 식사 한번 하자 해 놓고, 봄이 오면 꽃 구경 한번 가자 해 놓고, 지금은 북풍한설 섣달그믐 한밤입니다. * http://cafe.daum.net/yesarts에서 옮김. 홍해리 시인의 아내는 불과 사오 년 전만 해도 서울시내 초등학교에..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2.24
낙가落痂 -치매행 · 22 낙가落痂 - 치매행致梅行 · 22 洪 海 里 여름 내내 열매를 다 익히고 지는 한 잎 단풍 외딴 마음도 없이 낮은 곳으로 낮은 자세로 낮게, 낮게, 지고 있습니다.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2.24
꿈길에 서서 -치매행 · 21 꿈길에 서서 - 치매행致梅行 · 21 洪 海 里 걸어서 갈 수 없어 아름다운 길 눈부터 취해 가슴까지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멀리멀리 돌아서도 갈 수 없는 길 안개 속으로 구름 속으로 헤매고 있었습니다 눈으로 입술로 가슴으로도 못 가는 길 가까워도 멀기만 해 어둠 속 둥둥 떠 있었습니다 내 생生의 이물과 고물 사이 가지 못할 길 위로 그리움은 다리를 절며 절며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내가 가는 길은 가지 말아야 할 길 그 길을 아내가 홀로 가고 있습니다. ====================== 꿈길에 서서 - 홍해리의 시 김 건 일(시인) 우리집에서 근무하는 전영자 약사님께서 홍해리 시인의 「꿈길에 서서」 를 읽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시를 읽고 눈물을 독자가 흘리는 것을 처음 본 나는 매우 충격을 받..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2.24
무제 -치매행 · 19 무제 - 치매행致梅行 · 19 洪 海 里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 걱정, 하다 비 맞고 있는 한여름날 대낮의 염전입니다 내 마음은.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