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란報歲蘭 보세란報歲蘭 - 백묵소白墨素 삼복 더위, 가을을 넘더니 아세亞歲 지나 새해가 온다고, 너는 나를 무너뜨리고 있다 네 곁을 지켜주지 못하는 나의 무력함―― 겨우내 감싸주지 못한 너의 외로움 밤새도록 몸이 뜨겁더니 안개처럼 은밀하니 옷을 벗고 달을 안은 수정 물빛으로 절망의 파편들을 버리고 .. 시집『푸른 느낌표!』2006 2006.12.03
몸 닿지 않는 사랑 몸 닿지 않는 사랑 1.청악매靑萼梅 피고 삼복에 맺은 인연 섣달 그믐밤 비밀보다 은밀하니 터뜨린다 톡, 토옥, 톡톡톡! 백자 항아리 빙하의 알 고이 품다 드디어 펼쳐 놓는 향香. 2. 지다 눈 쌓인 적막강산寂寞寒山 새벽녘 시리디시린 눈빛을 잃다 너는 푸른 감옥 나는 기꺼이 너의 좁은 .. 시집『푸른 느낌표!』2006 2006.12.03
연가 두 닢 연가 두 닢 洪 海 里 하나 ‧ 침향枕香, 그 식물성 사랑 두 줄기 강물이 만나는 곳 깊은 펄 속에 잠겨 정지된 기나긴 시간 천년 세월을 이겨낸 참나무 고목처럼 외로움이 되어버린 내가 너에게 기대어 꿈을 꾸노니,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닢의 어둠 마지막으로 너에게 막막히 갇히.. 시집『푸른 느낌표!』2006 2006.12.03
가을 연가 가을 연가 洪 海 里 처서 백로 지나고 한로도 지나 초라해진 풀잎에 맺히는 이슬 방울방울 시리게 몸을 떠네 눈 시려 눈이 시려 아침 안개에 마음마저 부셔 바래지는 어둠 속으로 가는 이 없어도 마음 서럽고 슬픈 일 없어도 눈물은 젖어 이슬방울 안경 삼아 뒤돌아보면 출렁이는 바다 파.. 시집『푸른 느낌표!』2006 2006.12.03
가을이 오면 그것이 팽창한다 가을이 오면 그것이 팽창한다 洪 海 里 가을이 오면 모든 생명체의 핵이 팽창한다 그리하여 우주는 둥글다 지구도 둥글다 우주의 자궁 속 모든 생명체는 말랑말랑하다 모가 나고 각이 진 것은 물과 바람과 흙과 불의 세월에 깎이고 닳아져 둥글어진다 사랑도 그렇다 야들야들한 네 팔에 .. 시집『푸른 느낌표!』2006 2006.12.03
설중매雪中梅 설중매雪中梅 洪 海 里 창밖, 소리 없이 눈 쌓일 때 방안, 매화, 소문 없이 눈 트네 몇 생生을 닦고 닦아 만나는 연緣인지 젖 먹던 힘까지, 뽀얗게 칼날 같은 긴, 겨울밤 묵언默言으로 피우는 한 점 수묵水墨 고승, 사미니, 한 몸이나 서로 보며 보지 못하고 적멸寂滅, 바르르, 떠는 황홀한 보궁寶宮이네. 시집『푸른 느낌표!』2006 2006.12.03
지는 꽃에는 향기가 있다 지는 꽃에는 향기가 있다 洪 海 里 한겨울 잠든 지붕 아래 밤새도록 도굴한 하얀 뼈 백지에 묻는다 내 영혼의 그리운 밥상, 따순 뼈와 뼈에 틈새가 난다 빛을 내지 못하고 받아들이기만 하는 그대와 나의 살피 그곳에 피어나는 노래 ――영원을 노래하라 우주를 노래하라 생명을 노래하라 .. 시집『푸른 느낌표!』2006 2006.12.03
바다에 홀로 읹아 바다에 홀로 앉아 洪 海 里 도동항 막걸리집 마루에 앉아 수평선이 까맣게 저물 때까지 수평선이 사라질 때까지 바다만 바라다봅니다 두 눈이 파랗게 물들어 바다가 될 때까지 다시 수평선이 떠오를 때까지. - 시집『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 * http://blog.daum.net/hong1852 시집『푸른 느낌표!』2006 2006.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