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늦은 봄날 늦은 봄날 홍해리(洪海里) 아카시아 필 때는 눈이 맑아라 잔잔한 물 속 송사리 떼 노닐고 뻐꾸기 이산 저산 울어 옐 때는 길가의 잡초도 임자 없는 애를 밴다. 시집『은자의 북』1992 2005.11.22
<시> 밤꽃이 피면 밤꽃이 피면 홍해리(洪海里) 동네방네 홀어미들 독수공방에 오늘 저녁엔 보름달이 떠오르네 실실이 속옷 벗어 천지 가득 던져 놓고 인수봉 타고 올라 하늘 위에 뜨네. 차라리 싸늘하게 피어오르는 저 뜨거움 달뜬 심장 천둥이 쳐 눈앞이 캄캄하네 떼과부들 피미쳐 오늘밤엔 파산을 하고 .. 시집『은자의 북』1992 2005.11.22
<시> 꽃 지는 사월에 꽃 지는 사월에 홍해리(洪海里) 목련꽃 그늘 아래 술상 펼치니 가지마다 눈빛 고운 촛불 밝히고 신부들이 떼로떼로 날아오르네 날개옷 하늘하늘 흐느적이며 가물가물 가물가물 사라져 가네 억장 무너지는 가슴벼랑에 어쩌자고 벌들은 온종일 잉잉대고 술맛도 소태맛 꽃잎만 지네. 시집『은자의 북』1992 2005.11.22
<시> 의림지 빙어를 위하여 의림지 빙어를 위하여 홍해리(洪海里) 호수는 아직도 꽝꽝 잠들어 있고 사내들은 벌써 그물을 던지고 무참히 끌려나온 예쁘고 앙징스런 몸뚱어리 내장까지 내비치는 몸뚱어리 약육강식의 순교를 위한 잠시 동안의 친교 산 자와 산 놈이 상피 붙는다 처절하게 처절하게 매미옷의 몸뚱어리 바르르 바르.. 시집『은자의 북』1992 2005.11.22
국내 시 낭독회 현황 [문화현장] 국내 시 낭독회 현황 [한국일보 2001-09-11 18:17] “시는 본래 말이다. 말에는 뜻과 소리가 있으나, 이즈음의 시는 소리의 기능을 잃었다. 시 본래의 소리의 회복을 위해 우리는 육성으로 시를 낭독한다.” 원로시인 구상 성찬경 박희진씨 등이 주축이 된 ‘공간시낭독회’는 1979년 4월 발족하면.. 『우리詩』와 우이시낭송회 2005.11.21
시수헌(詩壽軒) 시수헌(詩壽軒) 임 보(시인) 시수헌은 서울 북한산 골짝 우이동(牛耳洞)에 자리한 한 건물의 다락방 이름이다. 5층 옥탑에 버려둔 두어 평 남짓한 공간을 '우이동시인들'이 얻어 사랑방으로 쓰고 있다. 우이동 시인들이란 고불(古佛) 이생진(李生珍), 포우(抱牛) 채희문, 난정(蘭丁) 홍해리(洪海里) 그리.. 시론 ·평론·시감상 2005.11.21
[스크랩] 우이시제에 다녀와서 삼각산 우이도원에서우이시제가 열렀다.낙엽이 곱게 물든 북한산 안으로 들어 갔다. 늘 바라만 보던 산이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가울빛 냄새가 코로 스며 들었다. 장사하는라 계절이 바뀌는 감각도 잊고 사는데 아이들이랑 모처럼 온가족이 행복한 나들이 했다. 등으로 가득 비치는 가을 햇살도 따사로웠고 전국에서 오신 시인들의 마음이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 대금과 오카리나 소리도 산의 분위기와 어울려 취하게 했다. 나의 마음도 운율에 실려 낙옆과 함께 하늘과 온 산을 날아 올랐다. 문득 잊고 있었던 자연이 시인들의 노래에 포근하게 춤을 추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없이지금 자연속에 내가 있을 뿐이었다.모든 것이 새삼스러웠다. 우리집 아가들은 먹는 게 제일 좋았다라며 싱글벙글 ....덕분에 우리가족은 행복한 .. 『우리詩』와 우이시낭송회 2005.11.21
<시> 소심 개화 素心 開花 洪 海 里 한가을 둥근달 맑은 빛살로 바느질 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밤 도와 마름하여 첫날밤 지샌 새댁 정화수 앞에 놓고 두 손 모으다 바람도 자는데 바르르 떠는 하늘빛 고운 울음 영원 같은 거 엷은 고요 무봉천의 한 자락 홀로 맑은 지상의 한뼘 자리 젖빛 향기 속 선녀 하.. 시집『은자의 북』1992 2005.11.21
<시> 세이천 洗耳泉세이천 洪 海 里 새벽이면 새들이 날아와 귀를 씻고 한낮이면 하늘이 내려와 귀를 씻는다 남들 잠든 밤이면 나무들이 모여서 귀를 씻고 사이사이 사람들이 올라와 귀를 씻는다 씻는다 하지만 그들이 씻는 것은 귀가 아니라 귀의 껍질일 뿐 그것을 보고 새들이 웃는다 나무와 하늘.. 시집『은자의 북』1992 2005.11.21
<시> 섣달그믐 섣달그믐 洪 海 里 뒤돌아보면텅텅 비어 있을 뿐 … 있어야 할 자리있어야 할 사람보이지 않고눈이 뿌린다 망망대해외진 초소 하나등불 켜들고낯선 거리 낯선 사람들 사이말뚝처럼 내가 서 있다 안개가 울고별이 하나 둘 떨어지고한번도 본 적이 없는 바람바람만귀를 때리며 지나친다. - 시집『은자의 북』(1992) 시집『은자의 북』1992 200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