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20

산책

* 산책 · 2  산책 洪 海 里  산책은 산 책이다돈을 주고 산 책이 아니라살아 있는 책이다발이 읽고눈으로 듣고귀로 봐도 책하지 않는 책책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도산책을 하며 산 책을 펼친다느릿느릿,사색으로 가는 깊은 길을 따라자연경自然經을 읽는다한 발 한 발.                    - 시집『독종』(2012, 북인)  * 할 수 있으면 가볍게 발을 떼려고 한다. 둔한 몸이지만 마음을 가뿐히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산책이 산 책이 되려면 무엇을 찾고자 하는 의무감을 먼저 벗어야 한다. 자리를 떠나고 새로운 경치가 눈에 드는 것도 좋은데, 한 발 한 발 짐 하나 덜어내는 홀가분한 걸음이 더 좋다.   그리하여 내 산책은 주로 저녁 걸음이다. 아무것도 채우지 않은 아침 발걸음이 설레기도 하겠지만..

로베르트 발저(배수아 역), 『산책자』, 한겨레출판, 2017./이동훈(시인)

로베르트 발저(배수아 역), 『산책자』, 한겨레출판, 2017./ 이동훈(시인) 소설 같기도 하고 수필 같기도 하다. 소설이라면 자전적 요소가 많아서, 수필이라면 스토리 구조를 갖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느낌을 주나 보다. 크리스마스 아침, 산책 길에 눈밭에서 쓰러졌다는 작가 소개 글을 보..

<시> 산책

산책  洪 海 里   산책은 산 책이다 돈을 주고 산 책이 아니라 살아 있는 책이다 발이 읽고 눈으로 듣고 귀로 봐도 책하지 않는 책 책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도 산책을 하며 산 책을 펼친다 느릿느릿, 사색으로 가는 깊은 길을 따라 자연경自然經을 읽는다 한 발 한 발. - 시집 『독종』(2012, 북인)  - 월간《우리詩》2012. 8월호                                                               * 노추산 모정의 탑길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시> 산책

산책洪 海 里 산책은 산 책이다돈을 주고 산 책이 아니라살아 있는 책이다발이 읽고눈으로 듣고귀로 봐도 책하지 않는 책책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도산책을 하며 산 책을 펼친다느릿느릿,사색으로 가는 깊은 길을 따라자연경自然經을 읽는다한 발 한 발.    - 시집『독종』(2012, 북인)  - 월간《우리詩》2012. 8월호 * 스크린도어 앞에서 이 시를 접할 때 나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시는 시가 갖춰야 할 쾌락적 기능과 교훈적 기능을 모두 갖췄다. '산책'이라는 말에서 '돈을 주고 산 책',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산 책'을 떠올리며 교묘한 언어유희를 하며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쾌락적 기능을 수행한 것이다. 아울러 산책을 '자연경'이라는 경전을 읽는 행위로 승화시키며 살아가며 '산책'뿐만 아니라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