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59

상강霜降

상강霜降 洪 海 里 가을걷이 기다리는 가득한 들판 시인들은 가슴속이 텅, 텅 비어서 서리 맞은 가을 거지 시늉을 내네 천지에 가득한 詩를 찾아가는 길 가도 가도 머언 천리 치는 서릿발 시 못 쓰는 가을밤 바람만 차네. ****************** 가을 서정抒情 1. 가을시詩 여름내 말 한마디 제대로 고르지 못해 비루먹은 망아지 한 마리 끌고 올라와 오늘은 잘 닦은 침묵의 칼로 목을 치니 온 산이 피로 물들어 빨갛게 단풍 들다. 2. 상강霜降 가을걷이 기다리는 가득한 들판 시인들은 가슴속이 텅텅 비어서 서리 맞은 가을 거지 시늉을 내네 천지에 가득한 시를 찾아가는 길 가도 가도 머언 천리 치는 서릿발 시 못 쓰는 가을밤 바람만 차네. 3. 칼 눈썹 한 올 하늘에 떠서 푸르게 빛나고 있다! * 1350..

목화꽃 사랑

목화꽃 사랑 - 동덕여고 개교 100주년에 부쳐 洪 海 里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목화 씨앗을 뿌리는 예쁜 손들이여 백년을 쌓아 올린 탑 위에 다시 백년을 쌓아 올리기 위해 손을 모으는 일이 얼마나 곱고 미쁜가 역사란 너의 발자국 하나가 길을 내는 것 그러니 너의 이마에 꿈 하나 새겨 넣어라 가장 위대한 힘은 여성에게서 나온다 그곳으로부터 시작하여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 역사요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힘이니 관악산을 바라보며 천년 빛날 집을 지어라 가끔은 가슴을 열고 푸른 하늘을 품어 안아라 별도 몇 개 이마에 이고 튼실하게 여무는 열매를 위하여 가슴속에 뜨거운 햇살 한 줄기 품어 안으면 생명과 영원과 온 우주가 네 품에 있으리니 동덕인들의 부지런한 손을 보라 백년 앞을 내다보는 빛나는 눈..

일곡日谷 시인 영전에

일곡日谷 시인 영전에 洪 海 里 햇빛 환한 골짜기 정유 사월 스무엿새 꽃 한 송이 뚝! 지고 한참 동안 세상이 어두웠습니다. 그러나 우리들 가슴속에는 따뜻한 꽃이 웃고 있습니다 아기처럼 소리 없이 웃고 있습니다 향기로운 바람에 가만히 흔들리는 꽃이 참 곱습니다. 일곡 시인, 당신은 자식들에겐 포근한 꽃이었습니다 제자들에겐 인자한 꽃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겐 편안한 꽃이었습니다 영원히 지지 않을 사랑의 꽃이었습니다. 뚝! 하고 진 그 꽃 한 송이 열 송이 아니 수백 송이 꽃 우리들 가슴속에 지지 않고 다시 피어납니다 은은한 향이 날로 새로울 것입니다. - 월간《우리詩》(2017. 7월호)

내 친구 서우瑞雨 1. 2. 3.

내 친구 서우瑞雨 이무원李茂原 시인 洪 海 里 1.서우瑞雨에게 꽃이 피는데 너는 떠나가 버리는구나! 꽃이 져도 난 너를 보내지 않는다. 꽃이 피고 지고 또 피었다 지는, 먼 그때에도 나는 너를 보낸 적 없다. 2.바보친구 시 한 편 써 달라 하면 "알았어!" 글씨 한 점 부탁해도 "그럴께!" 그림 한 점 그려 달라 하면 "그래!" 술 한잔하자 해도 "좋아!" 하던, 그게 서우瑞雨였다, 내 친구! 3.서우 내 친구 너는 물같은 사람이었다 아니, 물이었다 너에게 가는 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산에 오를 때 잠시 쉬었다 다시 비는 내리는데 조팝꽃 무더기무더기 피어 하얀 울음을 울고 있었다 술 한잔 따뤄 놓고 박흥순 화백은 담배 한 개비 불 붙여 놓고 인사를 건네는데 옆에 선 수영, 재숙 시인이 꺼이꺼이 꺽꺽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