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 나이가 대수냐 洪 海 里 나이가 대수냐 나이는 나이 나는 나 천천히 살자 바람도 물소리도 제멋대로 가는데 뒷산 숲에 들면 눈도 귀도 즐겁다 새벽엔 꾀꼬리가 아침엔 딱따구리가 귀를 열어 준다 마당가 찔레꽃이 하마 지고 있다 시나브로 하르르하르르 허공과 바닥은 거리가 없다. * 키..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05.25
초록 오월 초록 오월 洪 海 里 애 밴 여자들이 당당하다 만삭의 임부들 입덧도 다 끝난 싱싱한 자궁은 얼마나 황홀한가 벌써 향기가 서 말이니 자네는 숨 돌리고 밥이나 지으시게 미역국도 한 대접 부탁하네 금세 젖이 돌아 흐를 걸세 이제 우리 꽃 피자 젖 빠는 소리 벌써 간지럽다. * http://blog.daum.ne..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05.22
오월 초순 오월 초순 洪 海 里 어제 아침 뒷산에서 꾀꼬리가 울더니 송홧가루 마당 가득 노랗도록 날리고 오늘 아침 죽순이 한 자 넘게 솟았다. * 꾀꼬리 수컷(2009.6.14. 강원 춘천 남이섬) *꾀꼬리 암컷(2009.6.14. 강원 춘천 남이섬) * http://100.blog.daum.net/encyclopedia에서 옮김.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05.08
푼수 푼수 洪 海 里 꽃은 피어 세상이 환한데 어쩌자고 이렇게 대책없이 쓸쓸한 것인가 울먹울먹 울컥울컥 유행가를 한 50년 부르면 수백 곡을 멋지게 꺾어 넘기는데 50년 넘게 시를 끼적이고서도 멋거리진 시 한 편 낭송도 못하고 전전긍긍 안절부절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질 일인가 쥐도 새도..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05.02
진盡 진盡 洪 海 里 울고 싶으면 뒤돌아서서 달이 필 때까지 꽃이 뜰 때까지 웃고 싶으면 앞으로 보고 해가 잘 때까지 바람 질 때까지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05.01
봄날 아침 봄날 아침 洪 海 里 올 들어 처음으로 뒷산에서 장끼가 싱싱하게 울었다 장가가고 싶어 까투리를 찾는 목청이 신선하다 확 틔었다 힘이 잔뜩 들어 있다 날갯죽지가 근질거려 힘차게 날아오르며 또 한 번 목울음을 터뜨린다 모람모람 우는 목청이 빛난다. * 미완의 초고임.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04.21
무제 무제 洪 海 里 그때였으니 할 수 있었지 지금이라면 하지 못하네 지나간 일이니 살아 있지 지금이면 견뎌낼 수 있을까 날갯죽지 아프게 펄럭여도 푸른 꿈은 잡히지 않았다 어깻죽지 빠지도록 흔들어도 잠을 찾아가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04.18
과거형 과거형 - 瑞雨에게 洪 海 里 자네가 간 지 벌써 삼 년 술잔을 앞에 놓고 "참 좋은 친구였어, 훌륭한 시인이었어!" 우리는 과거형으로 말했다 담담히 우리는 소줏잔을 든다 이것은 현재형 네가 간 날 저녁 꿈속에서 너를 만났다 이것은 잠시간의 생시 네가 보이지 않았다 다시 과거형으로 시..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04.18
낡은 봄날 낡은 봄날의 사건 洪 海 里 이월 스무나흘 홀로 치던 비 개고 눈으로 듣던 꽃 귀로 보던 새소리 눈먼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내 안의 늙지 않던 어린아이가 죽었다.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8.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