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난아 날아라, 난아 洪 海 里 본디 너의 고향은 하늘이었느니 어쩌다 지상으로 추락하여 잃어버린 날개로 늘 날아오르려는 너는 그리움으로 꽃을 피우느니 날개꽃을 피우느니 '해오라비난초 잠자리난초 나비난초 제비난초 갈매기난초 방울새란 병아리난초 나나벌이난초 닭의난초여!'* 날아라, .. 『꽃香 詩香』(미간) 2009.02.05
보세란報歲蘭 보세란報歲蘭 - 백묵소白墨素 삼복 더위, 가을을 넘더니 아세亞歲 지나 새해가 온다고, 너는 나를 무너뜨리고 있다 네 곁을 지켜주지 못하는 나의 무력함―― 겨우내 감싸주지 못한 너의 외로움 밤새도록 몸이 뜨겁더니 안개처럼 은밀하니 옷을 벗고 달을 안은 수정 물빛으로 절망의 파편들을 버리고 .. 『꽃香 詩香』(미간) 2009.02.05
요요 요요 洪 海 里 우체국 가는 길 초등학교 앞 어른 키만한 나무 구름일 듯 피어나는 복사꽃 헤실헤실 웃는 꽃잎들 가지 끝 연둣빛 참새혓바닥 일학년 일과 파할 무렵 이따끔 터지는 뻥튀기 혼자서 놀고 있는 눈부신 햇살 요요하다. (시집『봄, 벼락치다』2006) 『꽃香 詩香』(미간) 2009.02.05
玉梅園의 밤 玉梅園의 밤 洪 海 里 수천 수만 개의 꽃등을 단 매화나무가 날리는 香이 지어 놓은 그늘 아래 꽃잎 띄운 술잔에 열이레 둥근 달도 살그머니 내려와 꽃잎을 타고 앉아 술에 젖는데, 꽃을 감싸고 도는 달빛의 피리 소리에 봄밤이 짧아 꽃 속의 긴 머리 땋아내린 노랑 저고리의 소녀가 꽃의 .. 『꽃香 詩香』(미간) 2009.02.05
설중매雪中梅 설중매雪中梅 洪 海 里 창밖, 소리 없이 눈 쌓일 때 방안, 매화, 소문 없이 눈 트네 몇 생生을 닦고 닦아 만나는 연緣인지 젖 먹던 힘까지, 뽀얗게 칼날 같은 긴, 겨울밤 묵언默言으로 피우는 한 점 수묵水墨 고승, 사미니, 한 몸이나 서로 보며 보지 못하고 적멸寂滅, 바르르, 떠는 황홀한 보궁寶宮이네. 『꽃香 詩香』(미간) 2009.02.03
지는 꽃에는 향기가 있다 지는 꽃에는 향기가 있다 洪 海 里 한겨울 잠든 지붕 아래 밤새도록 도굴한 하얀 뼈 백지에 묻는다 내 영혼의 그리운 밥상, 따순 뼈와 뼈에 틈새가 난다 빛을 내지 못하고 받아들이기만 하는 그대와 나의 살피 그곳에 피어나는 노래 ――영원을 노래하라 우주를 노래하라 생명을 노래하라 자연을 노래.. 『꽃香 詩香』(미간) 2009.02.03
능소화凌宵花 능소화凌宵花 洪 海 里 여름날 九重의 용마루 진눈깨비 같은 무더위 소화의 걸음 걸음마다 발 밑으로 日落西山 한 生이 虛空이다 三千落花 눈멀라 가까이 오지 마라 밟혀쌓는 저 고요 뚝 뚝 떨어지는 목숨들 하늘하늘 『꽃香 詩香』(미간) 2009.02.03
꽃의 노래 꽃의 노래 洪 海 里 꽃은 불이고 빛이어서 우리를 눈멀고 귀먹게 하였거니 전신을 마비시켜 정신까지 혼미케 하는 것은,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가장 작으나 가장 강력한 알폭탄이 되어, 땅으로 바다로 하늘로 폭발하는 것은, 내일과 영원을 점령하고 무한 생명 우주를 접수하기 위하여, "全生에는 前.. 『꽃香 詩香』(미간) 2009.02.03
패랭이꽃 한 송이 패랭이꽃 한 송이 李 大 儀 상가집 뒷뜰 눈물로 진하게 핀 패랭이꽃 착한 사람들 문상 왔다 보고 가라는 가신 님 고운 마음 같아서 한 점 그리움 찍어두고 돌아섰네 마음속에 담아두고 왔네. 패랭이꽃 - 이대의 시인에게 洪 海 里 대의 시인이 두고 간 패랭이꽃 한 송이 장마철 반짝 드는 .. 『꽃香 詩香』(미간) 2009.02.03
패랭이꽃 패랭이꽃 - 어머니의 인사 김 한 순 상가 뒷산에 핀 패랭이꽃 한 송이 문상간 나에게 미소 짓고 있었네. 어서 와요, 잘 왔어요! 이곳은 참으로 따뜻한 곳이예요. 난 잘 있다 가요. 저녁 햇살에 미소 띄우는 패랭이꽃 한 송이, 상가 뒷산에서 반겨 주고 있었네. 패랭이꽃 한 송이 - 김한순 시인에게 洪 海 .. 『꽃香 詩香』(미간) 2009.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