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지금 여기 洪 海 里 마음도 조금쯤은 비워 두어라 가득 채운 다음엔 자리가 없어 더 귀한 사랑은 어디에 모시랴 비어 있어 넉넉한 저 하늘이여.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2016. 도서출판 움) ====================================== ※홍해리 시인~{언어의 달인}이며 내면의 세계가 깊고 넓..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8.11.23
새해 새벽에 쓰다 새해 새벽에 쓰다 시 : 洪 海 里 그림 : 김 성 로 꽃을 만나거든 지는 걸 보고, 벼랑 끝에 몰리면 뛰어내려라. 새는 바닥을 쳐야 날아오르고, 물결에 흔들리며 배는 앞으로 나아간다.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6.07.15
<서시> 백지詩論 백지詩論 洪 海 里 백 번 손이 가야 백지 한 장이 된다 한 편의 시도 그렇다 해산 전의 시는 꿈꾸는 모래알 비어 있을 때 수표는 가장 무겁다 긴 밤 뒤척인 아침 쓰여지지 않은 시가 반짝이고 있다.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의 '시인의 말'을 대신한 서시序詩임. 함박꽃나무(Magn..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6.06.17
<시> 별 별 洪 海 里 나이 들어도 별수가 없다. 그리운 것 그리워할 수밖에야! 소금밭에선 바다가 꽃으로 익는데, 나일 먹는다고 별이 뜨지 않겠는가.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 큰꽃으아리는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6.06.17
<시> 샘을 품다 샘을 품다 洪 海 里 명절 때가 되면 마을 장정들이 모여 샘을 품었다 샘의 눈이 흐려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찰랑이는 물을 다 품어내고 물로 몸을 치고 다시 물을 품은 샘 새로 들어와 안긴 하늘도 새물내 난다 우리도 마음이 흐려지면 가슴에 하늘샘 하나 품을 일이다 가끔은 우두커니 서..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6.04.16
세이천행洗耳泉行 세이천행洗耳泉行 洪 海 里 상을 받는 건 좋은 일인가? 상을 타는 건 신나는 일인가? 상을 타고 받는 상상은 즐겁고 행복한 일인가? 상을 타도록 누가 추천하겠다고 합니다 나는 상을 받을 만한 작품을 쓴 적도 없습니다 상을 탈 만한 인물도 못 됩니다 그런데 누구누구한테 빨리 시집을 보내라고 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을 시집보낸 지 채 한 해도 되지 않았습니다 언제 딸을 낳아 길러 시집을 보내나 걱정입니다 평생 시집 안 보내고 상 안 받는 게 편합니다 이제껏 안 받은 상 이제 받아 뭣 하겠습니까 그러니 다음과 같이 추천의 글을 써 주십시오 "위의 사람은 상을 받을 자격도 없고 상을 받을 위인도 아니니 이 사람에게 상을 주지 않도록 이에 추천합니다 2015년 00월 00일 추천인 0 0 0 (인)" "시인은 감..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5.11.13
<시> 붓꽃[筆華] 붓꽃[筆華] 洪 海 里 눈멀어 듣고 귀먹어 보라. 세상이 어떠하신가? 지옥인가, 극락인가? 꽃은 네 마음자리에 핀다!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 북한산 우이도원의 각시붓꽃(2013. 4. 28. 은비 함미숙 님 촬영)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5.10.23
남과 녀 남과 녀 洪 海 里 "여자는 혼자서도 살 수 있는데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는데, 남자는 그게 안 된다 혼자서는 못 산다"고, 앞에 걸어가는 나이 든 부부 주고받는 말로 시를 그린다. "과부는 퇴침에 은이 서 말이고 홀아비 삼 년에는 이가 서 말"이라나.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5.09.25
<시> 용천사 꽃무릇 용천사 꽃무릇 洪 海 里 내 사랑은 용천사로 꽃 구경가고 혼자 남아 막걸리나 마시고 있자니 발그림자도 않던 꽃 그림자가 해질 임시 언뜻 술잔에 와 그냥 안긴다 오다가 길가에서 깨 터는 향기도 담았는지 열예닐곱 깔깔대는 소리가 빨갛게 비친다 한평생 가는 길이 좀 외로우면 어떠랴..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