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69

<시> 곤줄박이

곤줄박이 洪 海 里 나는 연습을 시키는 어미새 찌리찟찟 찌리찟찟 어서 날아 보라고 날아 보라고 안타까운 외침이 부산한데 매화나무 가지에 앉아 찟 · 찟 · 찟 · 찟 단음으로 어미를 찾는 아기새 여린 날개가 바들바들 떨린다 네 세상은 저 넓은 하늘이야 허공으로 뛰어내려야 날게 돼 그냥 뛰어내리거라 어서 그래야 날 수 있단다 아가야 검은 고양이 한 마리 나무 아래 쥐 죽은 듯 앉아 있다. - 시집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 벌써 며칠째 해 뜨기 전인 다섯 시면 어김없이 아기새가 매화나무에서 어미를 찾는다. 찟! 찟! 하는 단음이다. 낮에도 비상연습을 시키는 어미새의 부산한 모습이 눈에 띄곤 한다. 곤줄박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참새만한 크기의 예쁜 새다. 아기새가 떨어지기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