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69

<詩> 조팝꽃

조팝꽃 洪 海 里 밭머리 무덤가의 하얀 작은 꽃 왜 그리 서러운지 배가 고픈 꽃. 먹어도 배가 고픈 하얀 고봉밥 밭머리 무덤가의 서러운 이밥. - 시집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 * 중앙뉴스 2016. 4. 24. 대다수 사람들의 관심인 다이어트 시대에 이 시가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허기 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애잔한 시이다. 평생 시의 길을 걸어온 홍해리 시인의 조팝꽃이다. 음식 쓰레기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며칠 전 흐드러진 동네 천변을 거닐다가 조팝꽃을 보았다. 쉽게 눈에 띄는 꽃이 아닌데 걸음이 저절로 멈춰져서 한참 동안이나 눈이 시리도록 보았던 꽃, 그 옛날 춘궁기의 막바지에서 소..

<시> 량허란써징디엔洋河藍色經典

량허란써징디엔洋河藍色經典- 하이즈란海之藍 洪 海 里  양하남색경전은 중국의 술이다해지람이란 상표가 시원하기 그지없다술을 보고 경전이라니,아니, 맞다! 세상을 바로 보고 바로 살게 해 주는 게술보다 나은 게 없지48%짜리 차갑고 뜨거운 바다를임보 시인과 둘이서 다 퍼냈다바닥이 난 바다는 허무했다예수는 맨발로 바다를 건넜는데우리는 신발을 신은 채쪽빛 바다를 흔들리며 건넜다몸속에서 불이 타올라가는 길을 환하게 밝혀 주었다주酒는 주主의 길을 그냥 가게 했다어쩌자고 바람은 온몸으로 불어오는지바다는 쪽빛으로 푸르고빈 바다가 술병에서 잠녀처럼 휘익! 휘익! 울고 있었다 . *  량허란써징디엔 : '량허'는 이 술을 빚는 지역의 이름, '란써'는  남색이니, 양주의 블루 컬러, '징디엔'은 經典, 즉 클래식 이란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