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막이옛길에서 산막이옛길에서 洪 海 里 산 : 산 좋고 물빛 고운 길에 나서면 막 : 막막한 세상살이 별것 아니네 이 : 이런 저런 이야기 풀어가면서 옛 : 옛길 따라 느럭느럭 걸어가 보라 길 : 길 위에 마음까지 다 벗어 놓고 에 : 에돌아 가고 싶다 서둘지 마라 서 : 서방 정토 가는 길 여기 아닌가! * '산막이옛길' : 충북 괴산에 있는 둘레길.-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0.11.09
<시> 곡두 곡두 洪 海 里 입이 큰 여자가 하얗게 울고 있었다 탱자나무 감옥에 갇힌 달을 안고 여자가 천 길 절벽으로 뛰어내리자 대청호大淸湖 물고기들이 튀어올라 온몸으로 현암사懸巖寺 쇠종을 치고 있었다 삼천 송이 목련꽃이 지던 밤이었다.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0.04.06
<시> 할喝 할喝! 洪 海 里 갈에는 꽃이 진다 하지 마라 피는 꽃도 있나니 갈근갈근 갈갈거리는 것들 다 갈아치우고 갈갈이 끝나거든 갈건야복으로 네 갈 길로 가거라. 날이 샌다 날이 선다 날라리를 불어라 날이 날마다 날이 아니니 날 받아라 날 잡아 날이 들면 날 세우고 날아보아라. 달 떠 온다 달..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0.03.10
<시> 풍경 꽃피다 풍경 꽃피다 洪 海 里 천년을 면공面空하다 바짝 마른 붕어 육탈肉脫되어 하늘을 헤엄칠 때마다 영혼의 울림통을 톡, 톡, 톡 건드리며 가장 맑고 푸른 울음으로 꽃을 피운다.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0.01.18
<시> 길은 살아 있다 길은 살아 있다 洪 海 里 길이 방긋방긋 웃으며 걸어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길에도 날개와 지느러미가 있어 날고 기고 헤엄친다 길이 흐느끼며 절름절름 기어가고 있다 길이 바람을 불러 오고 물을 흐르게 한다 꽃도 길이 되어 곤충을 불러 모은다 길은 긴 이야기를 엮어 역사를 짓는다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0.01.15
<시> 혼자 혼자 洪 海 里 올갱이 원조 상주집에서 쫓겨나고 버섯찌개 유명한 경주집에서도 아침부터 문전박대, 푸대접 받고, '1인분은 안 되는데요!' 문전걸식을 하는 것도 아닌데 혼자 가면 밥도 팔지 않는 혼자 왔다 혼자 가는 세상, 혼자婚子야! 그래도 나는 네가 좋다 내가 밥이다. - 시집『바람..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09.09.22
<시> 비에도 귀가 있다 비에도 귀가 있다 洪 海 里 씨앗들 옷 벗고 솟아오르는 소리 나무 가지마다 눈 돋아나는 소리 비가 그 소리를 듣고 내려오신다 하늘은 눈이 커서 다 보고 계신다.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2016. 도서출판 움)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09.04.21
<시> 향일암 향일암 洪 海 里 상선上善인 약수若水가 받들고 있는 연꽃처럼이나 뜨는 해를 향해 솟아 있는 향일암向日庵 뜰에 서면 동분東奔하고 서주西走하던 마음 하나 조용히 접고 수평선을 향해 두 손 모아 바다를 품에 안고 싶네.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06.09.30
<시> 우리 아가 · 2 우리 아가 · 2 洪 海 里 우리 아가 볼에 환히 파이는 우리 아가 작은 볼우물에선 동글동글 굴러가는 달도 샘솟고 별꽃들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 엄마 아빠 얼굴에 꽃밭 만들고 폴랑폴랑 나비 떼 춤추게 하는 웃음꽃 속에는 영원이 있다 꽃웃음 속에는 우주가 있다. - 시집『바람도 구멍이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0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