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107

쪽빛 바다를 찾아서

쪽빛 바다를 찾아서 洪 海 里 가자, 가을 바다로 흘러가자 수평선 멀리 잠든 섬으로 가자 여름내 타오르던 피, 이제는 맑게 바랜 영혼으로 서늘하니 슬픔도 씻어버린 가을 바다로 가자 달맞이꽃 노랗게 웃고 있는 길 따라 배롱나무 연분홍빛 사위어가고 부용화 피어 있는 고속도로 갈대숲 시퍼런 둑길을 따라 하루 종일 달리고 달려 물빛 맑은 먼 남쪽 바다 여름 벗고 알몸으로 빛나는 바다를 찾아 연꽃처럼 피어 있는 섬을 찾아서 흩날리는 상념들 털어버리고, 별들이 아득해지는 밤바다에서 유서를 쓰듯 생각을 모아 바다에 묻고 수평선 하나 주워 목에 걸면 내가 나를 만날 수 있을까 나를 찾아 쪽빛 바다로 가자. - 시집 『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