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솔밭공원 우이동솔밭공원 洪 海 里 해질녘 우이동솔밭공원에 가 보라 가관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개판이다 여기저기 뿜어내는 담배 연기 무더기로 싸 놓은 개똥과 닭똥 경륜장인지 내달리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들 여기저기 나뒹구는 휴지와 페트병과 일회용 컵들 풀섶 샅샅이 뒤져 도토리 찾는 인..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3.11.27
홍시 홍시 洪 海 里 밤마다 철썩철썩 파도 소리에 섬마을 가시버시 금실이 좋아 바다 위에 노는 달 물속 달 안고 물결따라 일렁이다 흐물히 젖어 단내 나는 붉은 해 금방 밀어 올리겠네 홍시 한 알, 뚝! 떨어지겠네.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3.10.11
<시> 억새꽃에게 억새꽃에게 洪 海 里 시가 무엇인가 생각만, 생각만 하다가 어디 있는지 찾아 헤매다 어떻게 쓸까 골똘, 하다가 한 편도 쓰지 못하고 한 生을 다 써 버렸다. - 월간《우리詩》(2013. 11월호)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3.09.13
<시> 가을詩 가을詩 洪 海 里 1. 시 바퀴가 없어도 그냥 네게 닿을 수 있도록, 가을이 오면 나의 詩는 동그랗기를! 2. 읽기 겉돌지 말고 푹 빠져 버려라. 과녁에 꽂히는 것은 화살이지 활이 아니다.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3.09.13
<詩> 한잔 · 2 한잔 · 2 洪 海 里 눈으로 취하고 코로 맛보고 나면 혀에 구르다 목을 타고 넘어가며 귀를 간지럽히는, 네 입술 같은 보드라운 감촉, 드디어 영혼을 향기롭게 흔들어 주는, 한 잔의 술, 한 편의 詩! * 詩酒 또는 酒詩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3.08.04
<시> 한잔 · 1 한잔 · 1 洪 海 里 1. 잔칫집 대문은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 맛있는 술과 안주가 있어야 한다 손님을 반갑게 맞이해야 한다 흥겨운 가무가 있어야 한다 2. 찌고 굽고 지지고 볶고 튀기고 삶고 익혀 백자白瓷 기명器皿 위에 차려낸 음식과, 아무리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아무리 마셔도 뒤가..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3.08.04
<시> 나의 시 나의 시 洪 海 里 아픈 배 쓸어 주고 언 마음 녹여 주던, 무거운 등 두드려 주고 처진 어깰 껴안아 주던, 거칠어도 고운 못생겨도 예쁜 어머니의 따뜻한 손 같은 詩, 부디, 그러하기를 나의 詩여! * 세미원, 김명희 흙인형전 "엄마와 나, 그리고 아이들" (6.29. ~ 8.4.) <우리 엄마>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3.06.23
<시> 설날 아침에 만난 네 분의 손 설날 아침에 만난 네 분의 손 - 병술년 정월 초하루(2006. 01. 29.), 고려대 구로병원 서병동 1016호실에서. 洪 海 里 새해 들어 첫날 맨 처음 만난, 꼭두새벽부터 병실마다 돌며 더럽고 지저분한 쓰레기통을 비우는, 미화부 아주머니 김진분 님의 가장 깨끗하고 부지런한, 세상을 말끔하게 씻어..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3.06.12
詩詩函 시시함詩詩函 洪 海 里 재미있는 시 맛있는 시 먹는 시 키스하는 시 버커리 유모차에 실려가는 시 흘레붙는 시 뱅시레 읽는 시 물 마시는 시 달금히 씹는 시 껌 씹듯 읽는 시 밥시 오징어 땅콩으로 먹는 시 코로 읽는 시 손으로 읽는 시 누룽지가 된 시 된장이 된 시 깍두기시 깡통시 쓰레..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3.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