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글자글 자글자글 洪 海 里 너는 한때 올려다볼 수도 없는 폭포였다 지금은 기어오를 수 없는 빙벽 아름다운 도전일 뿐인 生이어서는 살맛이 날 리 없는데, 자두꽃 같고 앵두 같던 첫사랑 그 여자 고운 정 미운 정으로 그리는 세월의 파문은 어쩔 수 없어 눈가에 주름이 끓고 있다 자글자글 자글자글.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0.01.19
<시> 꽃나무 꽃나무 洪 海 里 아랫마을에 흉년이 들면 졸참나무가 더 많은 열매를 맺듯, 네가 홀로 춥고 외로울 때 나는 더 많은 꽃을 피워 주리라.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0.01.16
<시> 쥐뿔論 쥐뿔論 洪 海 里 쥐불이라면 해충 알이라도 태워 농사에 도움이라도 되겠지만, 쥐뿔도 아닌 것들 설쳐대는 꼴이란 눈 뜨고 보기 힘들다, 대한민국!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0.01.16
[스크랩] 흔적은 슬프다 /홍해리 흔적은 슬프다 洪 海 里 금간 바가지 꿰매봐야 자국은 남기 마련, 엎질러진 물 쓸어담는다고 다 담을 수 있으랴. 끊어진 끈을 이어봤자 흉한 매듭만 남고, 가슴에 통증은 사라져도 상처는 남듯이, 하늘도 이와 같아서 깨지면 퍼런 멍만 슬프다. ..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10.01.15
<시> 그의 나라에는 그리움의 길이 가고 있어라 <권두시> 그의 나라에는 그리움의 길이 가고 있어라 洪 海 里 그의 나라에는 그리움의 달맞이꽃 몸 비비며 피어 있어라 그리움의 바람 바람바람 불고 있어라 그리움의 향기 금빛으로 진동하고 있어라 그리움의 안개 온 나라를 감싸안고 퍼져 있어라 그리움의 눈보라 설설설 치며 저물고 있어라 그..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09.09.15
<시> 하현下弦 하현下弦 洪 海 里 초겨울 호수 아래 물고기 한 마리 반짝 얼음장 위로 뛰어올랐다. 머릿속에 밤새 반짝이던 시 한 편 번뜩 눈을 뜨는 시월 스무사흘 새벽, 날빛을 세운 채 또랑또랑 눈뜨고 떠 있는 하늘바다의 눈썹 냉염冷艶함이라니 울컥 울컥! (월간『우리詩』2009. 2월호)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08.11.24
<시> 몸을 낮추다 몸을 낮추다 洪 海 里 우여와 곡절을 거치면서 좌절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다만 몸을 낮출 뿐, 고요히 흘러만 가는 나는 마침내, 장대한 바다가 되리라 만만한 물로 보지 마라 큰코다칠라 내가 가장 작으면서도 가장 큰 것은 아무것도 없는 빈 몸이기 때문. (『한국시학』2008 가을호<13집&..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08.09.18
<詩> 초승달 초승달 洪 海 里 무주 칠연계곡 칠월 초닷새 집 떠난 사내 왼쪽 이마 위로 잠깐 떠 오른 열일곱 계집애 언뜻 비치는 그녀의 속눈썹.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08.08.15
<시> 입원실에서 입원실에서 洪 海 里 시집 『황금감옥』을 엮어 놓고 나서 망상에 빠져 놀고 있는 걸 잘도 아시고 이제 모두 버리고 명상에 젖어 보라고 그 분은 나를 감옥에 가두시는가 보다. * 2008년 4월 11일 서울척병원에서 제3·4번 요추간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은 후 바로 김세윤 원장의 집도로 미..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08.05.03
누드詩 모음 잠자는 불꽃 - 누드 10 1 난 영원한 그리움이야. 2 너의 고향이야 살구꽃 진달래 피어 있는, 넘실대는 푸른 바다 섬도 몇 개 솟아 있고, 물 가득 고여 있는 샘 바가지 동동 떠 있는, 3 난 잠자는 불꽃이야 지독한 자연이야 진실과 순수, 그것들만 살아 숨쉬는. 눈독들이지 마라 - 누드 4 휴화산인 나는, 살아 ..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07.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