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403

잠깐!

잠깐! 洪 海 里  꽃이 욕하는 거 들어 봤냐풀이 바람 탓하는 것 봤냐 비 오고 눈 내리고 천둥 친다고뭐라 하더냐 흔들릴 땐 흔들리고눈물 날 땐 마음껏 울기도 하거라 봄이면 새싹 트고갈이면 열음 하니 참고 견디지 않아도새벽은 오고 바다는 해를 낳는다. - 월간《우리詩》 2024. 1월호.   kjo Lee1월 13일 2024년 Korean poet한국의 시인Hong Hye-ri洪 海里  잠깐 꽃이 욕하는 거 들어 봤냐풀이 바람 탓하는 것 봤냐 비 오고 눈 내리고천둥 친다고 뭐라 하더냐 흔들릴 땐 흔들리고눈물날 땐 마음껏 울기도 하거라 봄이 오면 새싹 트고갈이면 열음하니 참고 견디지 않아도새벽은 오고 바다는 해를 낳는다. * 홍해리 詩人 모습. official

비밀 이야기

비밀 이야기 洪 海 里 '비밀'은 15번째 시집의 제호다 아래 삽화는 16번째 시집 『독종』(2012, 북인)에 들어 있는 詩다 『비밀』(2010, 우리글)을 낼 때의 일화다 세상은 불통이라서 살맛이 난다 이번 시집의 제목이 무엇입니까? 『비밀』입니다! 시집 제목이 무엇이냐구요? '비밀'이라구요! 제목이 뭐냐구? '비밀'이라구! 젠장맞을, 제목이 뭐냐니까? 나 원 참, '비밀'이라니까! - 「불통」 전문 이 시로 세상 사람들은 웃었다 그게 내 시 인생의 성공이었다 이제 세상에 비밀은 없지만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불통이다. - 월간 《우리詩》 2024. 1월호.

거미와 소금쟁이에게 하는 말

거미와 소금쟁이에게 하는 말 洪 海 里 소금쟁이는 물 위에서 놀고 거미는 허공에 집을 짓는다 바다를 가로지르지도 못하고 하늘에 금 한번 그어 보지 않은 내게 세상은 무엇인가 오늘도 누가 떠났다고 소식이 오는데 아직 살아 있다는 말 누구에게 전할 것인가 하늘은 여전히 푸르고 바다는 홀로 잘 놀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