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세상
편한 세상 홍 해 리 내가 이제까지 살아온 것이 다 네 덕이었구나 하는 걸 이제사 깨닫다니, 세상 어지럽고 흔들린 것이 다 내 탓이었음을 이제서야 알아채니, 미안하구나, 참으로 한심하구나 바보는 바보로 살아야 하느니, 바보가 현인이 되겠는가 바보는 그냥 바보로 살고 현인은 현인으로 살면 되느니! 한때는 시를 깎고 또 깎고 벗기고 또 벗기려 들었다. 이제 나이 들고 보니 내가 쓰는 시가 덤덤하고 담담하고 막막하고 먹먹하기 그지없다. 맛도 없고 멋도 없다. 그저 두루뭉술하다. 나이 탓인가 하고 내가 내게 묻곤 한다. 이 「편한 세상」도 그렇다. 시는 가장 인간적이고 자연에 가까운 언어로 쌓은 탑이다. 편하게 살다 가자! - 포켓프레스신문 2023. 08. 23. 전선용의 그림에 부쳐 洪海里(시인) 전선용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