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詩 다시 읽기 135

<시> 연가 -지아池娥에게

다시 읽어보는 오늘의 좋은 시 [연가 / 홍해리] 연가 - 지아池娥에게 맷방석 앞에 하고 너와 나 마주 앉아 숨을 맞추어 맷손 같이 잡고 함께 돌리면 맷돌 가는 소리 어찌 곱지 않으랴 세월을 안고 세상 밖으로 원을 그리며 네 걱정 내 근심 모두 모아다 구멍에 살짝살짝 집어넣고 돌리다 보면 손 잡은 자리 저리 반짝반짝 윤이 나고 고운 향기 끝 간 데 없으리니 곰보처럼 얽었으면 또 어떠랴 어떠하랴 둘이 만나 이렇게 고운 가루 갈아 내는데 끈이 없으면 매지 못하고 길이 아니라고 가지 못할까 가을가을 둘이서 밤 깊는 소리 쌓이는 고운 사랑 세월을 엮어 한 生을 다시 쌓는다 해도 이렇게 마주 앉아 맷돌이나 돌리자 나는 맷수쇠 중심을 잡고 너는 매암쇠 정을 모아다 서름도 아픔까지 곱게 갈아서 껍질은 후후 불어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