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晩才島 詩篇 · 3 外 4편 고기잡이 - 晩才島 詩篇 · 3 / 홍해리 수평선에 걸려 있는 고깃배 던지고 있는 불빛 유혹은 낚시든 그물이든 사랑이란 황홀한 것이어서 눈멀어도 환한 세상이지만 고기 떼는 스스로 눈멀고 만다 불빛으로 유혹하지 마라 하늘에 빛나는 별로 족하다 어차피 가야 할 生이라면 한 번쯤 발광이라도 해야지..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25
<시> 빈 들 外 3편 빈 들 / 홍해리 가을걷이 끝나고 눈 시린 하늘 아래 빈 들에 서면, 빈들 빈들, 놀던 일 부끄러워라 빈 들만큼, 빈 들만큼 부끄러워라 이삭이나 주우러 나갈까 하는 마음 한 켠으로 떼지어 내려앉는 철새 떼 조물조물 주물러 놓은 조물주의 수작들! 해질녘 / 홍해리 꽃들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팽팽하다 서..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21
<시> 막차가 떠난다 外 5편 막차가 떠난다 / 홍해리 별이 우는 밤이면 막차가 떠난다 산도 울어 계곡따라 메아리로 흐르고 달빛 속으로 스러져가는 들판의 벗은 바람소리와 함께 마음을 싣고 막차는 떠난다 기적을 울리지 않고 가는 길 눈물 같은 별이 하나씩 길 위에 내리고 새벽은 올 것인가 쓰리게 흐르는 ��문 강물이여 밤..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20
<시> 해우소解憂所 外 4편 解憂所 / 홍해리 돌로 엉성하게 쌓은 지붕도 없고 문짝도 없는 돌멩이 위에 엉거주춤 바다를 향해 앉아 근심 걱정 버리면 파도가 밀려와 쓸어가는 岬島가 손에 잡히는 珍島 앞바다 저 푸른 하늘. * 1970년대 난초를 찾아 헤맬 때 진도 앞바다에 있는 조그맣고 아름다운 섬 갑도(일명: 접도)에 갔던 일이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17
<시> 그리움 外 10편 그리움 / 홍해리 눈이 내리고, 수직으로 내리다 사선으로 내리다 사방으로 떠돌다, 망막을 가득 채우며 하염없이 내리는 막막함 속으로 길이 지워지고, 눈이 없어 가려 앉지 못하는 눈이 내리고 내려도, 흔적이 없는---. 夏安居 / 홍해리 - 閑居日誌 · 1 삼복의 병실 천정에 매달려 면벽하노니, 입도 막..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15
<시> 겨울 숲 속을 거닐며 外 4편 겨울 숲 속을 거닐며 / 홍해리 아른아른 아지랑이 타오르는 봄날 같은 겨울 햇살 인수봉 보드라운 바윗살에 와 몸 비비는 섣달 그믐 "좋아요, 참 좋아요, 여기서 그냥 살고 싶어요" 숲 속을 거닐던 여 기자는 휘파람새처럼 말했다 "왜 시인들이 한번 들어와선 모두들 안 떠나죠" "글쎄, 북한산이 덜밀 잡..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13
<시> 여자 · 1 外 4편 여자 · 1 / 홍해리 너는 차가우나 따스하게 어는 아이스크림, 캄캄한 희망이다. 따스하나 차가웁게 녹는 아이스크림 너는, 하이얀 절망이다. (1986) 女子 · 2 / 홍해리 너는 안에 들어와서도 만리 밖 소식, 밖에 서성이면서도 지창 안 촛불. 대낮에도 캄캄한 밤중 아니면 갈증. 나는 늘 비어 있는 잔, 부질..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10
<시> 가을詩 외 4편 가을詩 / 홍해리 - 情 산자락 외딴집 마당가 감나무 하늘을 바알갛게 밝히고 있는, 홍시 한 알! 나에게 묻는다 / 홍해리 詩가, 나에게 묻는다. 네가, 네가 詩人이냐? 네가 쓴 것들이 詩냐? 아, 詩들아, 미안하다! 아, 詩에게, 부끄럽다! 나는, 나는, ............. 눈보라 친다 / 홍해리 이제는, 우..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08
<시> 가을이 오면 外 5편 가을이 오면 / 홍해리 열린 하늘이 그리워 눈을 감으면 저 멀리 펼쳐진 세상 낯설음과 낯익음 사이 줄없는 지연처럼 세월은 흘러만 가는데 그리움은 안개처럼 피어 오르고 쓸쓸함은 는개처럼 젖어 내리고 제 무게에 겨운 사랑 스스로 어쩌지 못해 텅 빈 사막을, 홀로, 헤매는 낙타 한 마리. 투명한 신방..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08
<시> 짧은 생각 外 5편 짧은 생각 / 홍해리 그리움은 꼬리가 길어 늘 허기지고 목이 마르니 다 사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야! 실처럼 금처럼 실금실금 기우는 햇살 같이나 우리는 하릴없이 서성이며 가슴에 울컥울컥 불이나 토할 것이냐 우도 바닷가 갯쑥부쟁이 겨우내 바다를 울리는 연한 보랏빛이나 갑도 절벽의 푸른 난을..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