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막차가 떠난다 外 5편 막차가 떠난다 / 홍해리 별이 우는 밤이면 막차가 떠난다 산도 울어 계곡따라 메아리로 흐르고 달빛 속으로 스러져가는 들판의 벗은 바람소리와 함께 마음을 싣고 막차는 떠난다 기적을 울리지 않고 가는 길 눈물 같은 별이 하나씩 길 위에 내리고 새벽은 올 것인가 쓰리게 흐르는 ��문 강물이여 밤..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20
<시> 해우소解憂所 外 4편 解憂所 / 홍해리 돌로 엉성하게 쌓은 지붕도 없고 문짝도 없는 돌멩이 위에 엉거주춤 바다를 향해 앉아 근심 걱정 버리면 파도가 밀려와 쓸어가는 岬島가 손에 잡히는 珍島 앞바다 저 푸른 하늘. * 1970년대 난초를 찾아 헤맬 때 진도 앞바다에 있는 조그맣고 아름다운 섬 갑도(일명: 접도)에 갔던 일이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17
<시> 그리움 外 10편 그리움 / 홍해리 눈이 내리고, 수직으로 내리다 사선으로 내리다 사방으로 떠돌다, 망막을 가득 채우며 하염없이 내리는 막막함 속으로 길이 지워지고, 눈이 없어 가려 앉지 못하는 눈이 내리고 내려도, 흔적이 없는---. 夏安居 / 홍해리 - 閑居日誌 · 1 삼복의 병실 천정에 매달려 면벽하노니, 입도 막..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15
<시> 겨울 숲 속을 거닐며 外 4편 겨울 숲 속을 거닐며 / 홍해리 아른아른 아지랑이 타오르는 봄날 같은 겨울 햇살 인수봉 보드라운 바윗살에 와 몸 비비는 섣달 그믐 "좋아요, 참 좋아요, 여기서 그냥 살고 싶어요" 숲 속을 거닐던 여 기자는 휘파람새처럼 말했다 "왜 시인들이 한번 들어와선 모두들 안 떠나죠" "글쎄, 북한산이 덜밀 잡..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13
<시> 여자 · 1 外 4편 여자 · 1 / 홍해리 너는 차가우나 따스하게 어는 아이스크림, 캄캄한 희망이다. 따스하나 차가웁게 녹는 아이스크림 너는, 하이얀 절망이다. (1986) 女子 · 2 / 홍해리 너는 안에 들어와서도 만리 밖 소식, 밖에 서성이면서도 지창 안 촛불. 대낮에도 캄캄한 밤중 아니면 갈증. 나는 늘 비어 있는 잔, 부질..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10
<시> 가을詩 외 4편 가을詩 / 홍해리 - 情 산자락 외딴집 마당가 감나무 하늘을 바알갛게 밝히고 있는, 홍시 한 알! 나에게 묻는다 / 홍해리 詩가, 나에게 묻는다. 네가, 네가 詩人이냐? 네가 쓴 것들이 詩냐? 아, 詩들아, 미안하다! 아, 詩에게, 부끄럽다! 나는, 나는, ............. 눈보라 친다 / 홍해리 이제는, 우..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08
<시> 가을이 오면 外 5편 가을이 오면 / 홍해리 열린 하늘이 그리워 눈을 감으면 저 멀리 펼쳐진 세상 낯설음과 낯익음 사이 줄없는 지연처럼 세월은 흘러만 가는데 그리움은 안개처럼 피어 오르고 쓸쓸함은 는개처럼 젖어 내리고 제 무게에 겨운 사랑 스스로 어쩌지 못해 텅 빈 사막을, 홀로, 헤매는 낙타 한 마리. 투명한 신방..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08
<시> 짧은 생각 外 5편 짧은 생각 / 홍해리 그리움은 꼬리가 길어 늘 허기지고 목이 마르니 다 사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야! 실처럼 금처럼 실금실금 기우는 햇살 같이나 우리는 하릴없이 서성이며 가슴에 울컥울컥 불이나 토할 것이냐 우도 바닷가 갯쑥부쟁이 겨우내 바다를 울리는 연한 보랏빛이나 갑도 절벽의 푸른 난을..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06
<시> 꿈속에서 너를 만나다 外 4편 꿈속에서 너를 만나다 / 홍해리 - 詩 분명 꿈이었다 꿈속이었다 나는 꿈길에 서 있었다 꿈속에서 만난 네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른아른 눈에 어릴 뿐 긴 머릿결 짧은 치마 까만 눈동자와 보드라운 입술 따뜻한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종아리 바닷속으로 깊이깊이 가라앉았는지 머리맡엔 끝없는 백..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05
시집 『황금감옥』(2008)에서 · 1 洪海里 시인 시집 『황금감옥』(2008)에서 황금감옥黃金監獄 / 홍해리 나른한 봄날 코피 터진다 꺽정이 같은 놈 황금감옥에 갇혀 있다 금빛 도포를 입고 벙어리뻐꾸기 울듯, 후훗후훗 호박벌 파락파락 날개를 친다 꺽정이란 놈이 이 집 저 집 휘젓고 다녀야 풍년 든다 언제 눈감아도 환하고 신명나게 춤..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04